눈을 감고 무슨 생각해 1

눈을 감고 무슨 생각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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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무슨 생각해? 눈을 떠 봐. 아니, 그냥 뜨지 않는 게 더 낫겠어. 때때로 네 맑은 눈동자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네가 사라져 버릴 것 같아서… 겁이 나. 발췌글 “왜…… 화도 안 내는 거지?” “네?” “화를 내야 할 상황이 아니었느냐는 말이다.” “전……. 전 아저씨가 더 나쁜 말을 했어도 상관없는 마음이에요. 화내야 한다는 걸 미리 알았다고 해도 화내지 않았을 거예요.” 영채의 하얀 얼굴에서 눈꽃처럼 순수한 미소가 피어났다. 그녀의 얼굴이 마치 제 계절이라는 듯 예쁘게 피고 있었다. 세운은 감정의 떨림을 느끼며 그녀를 깊이 들여다보았다. “왜 그렇지?” “잠시 동안이었더라도 제 보호자를 해 주셨고…… 저를 소중한 듯 안아 주셨어요.” 영채의 뺨이 붉어졌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의 마음 그대로를 표현하고 싶었다. “아저씨……. 저 못한 말이 있어요.” 세운은 영채의 말을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저 안아 버리고 싶었다. 마치 환영처럼, 금방이라도 사라져 버릴 듯 안타까워서 세운은 그녀를 꼭 안아서 붙들고 싶었다. “이제…… 여기에서 나가서…… 만약 우연히 길에서라도 다시 만나게 되면, 저 꼭 알은척해 주세요.” 망설이며 이어지는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세운은 영채의 팔을 끌어당겨 맨가슴에 안았다. 피부가 맞닿으며 오싹하도록 기분 좋은 전율이 전신을 내달렸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앞으로 더 이상 우연히 널 만날 일은 없어. 내가…… 계속 찾아갈 테니.” 그는 영채의 말을 일축하고서 그녀의 뺨을 더듬어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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