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웅에게 3 (완결)

나의 영웅에게 3 (완결)

About this Book

※본 작품에는 감금 및 자해, 강압적인 관계 등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아무도 없는 집 안에서 재영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정원. CCTV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며 그의 비틀린 분노를 받아내는 감금 생활도 벌써 1년이 넘어가고 있었다.

재영과 정원은 중학교 3학년 때 만난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헤어져 본 적 없는 14년 지기 연인 사이'였'다. 정원, 자신이 그에게 다른 남자와 호텔에서 잤다는 거짓말과 함께 헤어지자고 하기 전까지는.

유명한 가수로 활동했던 재영은 그 날을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져버렸다. 돌연 은퇴를 선언한 뒤 아버지의 회사에 입사하고, 정원을 극도로 통제하며 내내 강압적으로 대하기 일쑤였다. 정원은 계속되는 통제된 생활에 점점 지치고 시들어간다.

그러던 어느날, 마트에서 배송된 식자재 박스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정체모를 쪽지가 하나 발견된다. 쪽지를 보낸 사람은 한정태, 어린 시절 정원을 지독하게 괴롭히고 폭력을 일삼았던 친오빠였다. 동네에서 구제불능 개차반으로 불리던 쓰레기.

그녀가 고등학생이던 시절 도망치듯 부산으로 떠나간 이후 연락이 끊긴 친오빠가 왜 제게 접근했는지 알 수 없는 정원은 초조해한다. 하지만 점점 견뎌낼 수 없는 일들은 정원에게 파도처럼 덮쳐들기 시작하는데…

***

깜깜한 곳에 서 있는 자신과 밝은 불빛을 등지고 서 있는 그의 위치가 새삼 불균형하고 일그러진 둘의 관계를 밝히는 것 같아 머리가 어지러웠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린 것 같으니까 여기서 생각 좀 하고 있어.”

“……재영아.”

“알지?”

“…….”

“우리만의 규칙.”

“…….”

거기까지 말한 그가 형형하다 못해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웃으며 말했다.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웃지 않는 거짓된 얼굴이었다.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던, 찬란하고 빛나던 때의 모습은 다 없었던 일만 같았다. 정원의 가슴이 꽈악하고 조여왔다.

그의 아름답고 찬란했던 모습이 머릿속에 잔상처럼 남아 스쳐 지나갔다.

“딴생각하면 혼나는 거야.”

아아……. 우리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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