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this Book

도시 관상학자 벤야민과 구보, 서울을 걷다 소설 한 문장에서, 시 한 구절에서, 그림 한 점에서 근현대의 욕망이 응축된 서울의 진면목을 드러내다 『아케이드 프로젝트』와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이 만났다. 독문학자이자 문학 평론가 류신은 80년 전 경성 시내를 주유했던 구보 씨를 2013년 지금의 서울 거리로 호출해 서울의 일상을 미시적으로 탐사하며 소설, 시, 회화, 조각, 대중가요 등의 문화 텍스트를 시대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풍성하게 인용해 발터 벤야민식 도시 읽기를 시도한다. 박태원의 『천변 풍경』부터 김애란의 『비행운』까지, 단테의 『신곡』부터 밀란 쿤데라의 『불멸』까지, 뒤러의 판화부터 제프 쿤스의 오브제까지 다종다양한 작품들을 엿보며 ‘산책자 구보 씨’의 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낯익은 도시 서울의 낯선 얼굴이 드러난다. 공간은 곧 인간의 실존 양식을 해독하는 실마리다. 류신이 기록한 이 독특한 서울 탐방기는 공간에 스민 문학의 기억을 되새겨 우리 사회가 지나온 좌표를 탐색하는 21세기판 아케이드 프로젝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