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내셔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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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일본의 전사자 기념에 대한 인류학적 고찰 특공(가미카제)은 세계 전사(戰史)상 유례를 찾기 힘든 비극성을 내포한다. 그 비극성의 원천은 전과(戰果)가 아닌 죽음 자체가 목적이었다는 점, 그러한 목적이 조직화된 작전의 형태로 전개되었다는 점, 무엇보다 수천 명의 학도병과 소년항공병이 그 무모한 작전에 동원되어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는 점에 있다. 그렇다면 이토록 비극적인 특공의 죽음은 어떻게 기억되고 또 자리매김되어야 하는가. 그들의 죽음은 국가를 위한 순수하고도 성스러운 ‘순국’인가, 그렇지 않다면 침략전쟁에 동원되어 안타깝게 죽어 간 ‘개죽음’에 불과한가. 이 책은 특공의 죽음이 내포하는 이러한 양의성에 주목하면서, 전사자에 대한 기념·현창을 당연한 것으로 간주하는 근대국민국가의 논리를 넘어 ‘산 자는 죽은 자와 어떻게 마주해야 할 것인가’라는 윤리적·실천적 물음을 던진다. 저자는 과거 특공기지였던 가고시마를 수차례 직접 찾아 특공에 대한 기념과 위령이 전개되어 온 양상을 폭넓게 검토함으로써, 그러한 실천이 전후 일본이라는 시공간 내에서 갖는 의미와 한계를 ‘바깥’이 아닌 ‘안’에서 드러내려 하였다. * 이 책은 2014년 [제1회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학위논문상]을 수상한 저자의 박사학위논문 「전후 일본의 특공위령과 죽음의 정치」를 단행본의 구성에 맞게 대폭 수정·재구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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