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런 이프 유 캔(Run if You Can) 1

[BL] 런 이프 유 캔(Run if You Can) 1

About this Book

*실제 지역, 기관, 역사와 상이한 허구의 내용입니다.

원래 맡고 있던 사건을 마무리도 못 한 채 뉴욕 지부로 쫓겨가 연속 살인 사건의 용의자인 마피아 언더 보스 ‘로렌스’를 감시, 도청하게 된 FBI 요원 차해운.

친구의 소개로 입주한 맨해튼의 초호화 펜트하우스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 하우스 메이트가 조금 독특하다.

입주 후 한동안 쪽지로만 대화할 뿐 단 한 번도 얼굴을 보여주지 않던 하우스 메이트 래리는, 언젠가부터 해운이 자위할 때만 골라서 어느새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민망하지만 내적 친밀감을 쌓고, 직접 차려주는 끔찍한 아침 식사도 함께하는 사이가 된 것까진 좋았다. 딱 거기까지는.

한데 그 ‘래리’와 하룻밤을 진하게 보내버렸다. 게다가 제가 아래 깔린 채로.

그런데 잠깐만! 이 ‘래리’가 그 ‘로렌스’와 동일 인물이라고?

그럼 그 염병할 섹스는 왜 한 건지 모르겠다. 설마 그것도 계획의 일부는 아닐 것 아닌가. 

씨발, 만만하게 봤다 이거지. 엿 먹어라, 이 개자식아!

그때까지만 해도 해운은 몰랐다. 조만간 세계 제일의 빅 엿을 먹게 되는 게 결국 자기 자신이 될 줄은.

* 본문발췌

“어제는…….”

“괜찮아. 신경 쓰지 않아도.”

그러나 차해운의 의도와는 달리, 상대에게는 저만 풀고 저만 편안하게 잠들어서 미안하다는 사과의 의미로 전달되었다. 

차해운은 허, 하는 탄식을 속으로 삼켰다. 누가 보면 내가 따먹은 줄 알겠다. 정작 따먹힐 뻔한 건 난데.

눈앞에 앉은 녀석의 손가락이 제 엉덩이골을 훑던 걸 생각하니 지금도 등골이 오싹했다. 

국밥에 대한 고마움은 이미 끝났다. 눈앞에 있는 제 하우스 메이트는 이제 경계 대상임을 알리는 경보가 머릿속에서 울렸다.

“아침 먹는 대로 어제 못다 한 걸 마저 할까 하는데, 스케줄은 어떻지? 아까 분명 오늘 오프라고 들은 것 같은데.”

이런 미친……. 차해운은 출근 핑계를 없애 버린 제 주둥이를 탓했다. 

어제 못다 한 거면 뭐. 기어코 그 야구 배트 같은 흉기를 내 작은 구멍에 밀어 넣겠다는 거야, 뭐야. 

오랜만에 얻은 오프 날이라 집에서만 빈둥거릴 생각이었는데, 그랬다간 정신 차리고 보면 구멍에 배트가 꽂혀 있을 판이었다. 

결국 차해운은 휴식을 포기했다.

“오프라 볼일 좀 보고 올 겁니다. 나가서.”

“…….”

“아마 저녁 늦게나 들어오게 될 것 같습니다.”

딱딱하게 강조하듯 말을 덧붙이고는 서둘러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평소와 달리 바닥을 조심성 없이 끄는 의자 소리가 크게 울렸다. 

곧장 욕실로 황급히 향하는 차해운의 뒷모습이 코너를 꺾어 사라질 때까지 래리는 조용히 조소를 머금고 기껍게 지켜봤다.

밤에 시작해서 새벽에 해 뜰 때까지 하는 섹스 좋지, 하는 작은 읊조림은 차해운에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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