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3 (완결)

여름날 3 (완결)

About this Book

<책 소개>

#현대물 #오컬트 #굿 #무당 #감금 #질투 #오해/착각 #애증 #서브공있음 #잔잔물 #애절물 #힐링물 #사건물

#미인공 #귀염공 #능글공 #능력공 #미인수 #순진수 #잔망수 #츤데레수 #상처수 #병약수

작은 도시에서 가축 방역 업체를 운영하는 동우.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어느 여름날, 동우는 수천 마리의 닭을 살처분해야 한다는 의뢰를 받는다. 사람들이 잘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밤샘 작업을 해야 한다는 담당 공무원의 채근에 동우는 잡역부들을 구해서 작업을 서두르려고 하지만, 사람들이 그를 꺼려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결국 사람들이 그의 일을 꺼려하는 것에 그 지역에서 나름대로 용하다는 무당과 연관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무당을 찾아 나선다. 사람들이 자신의 살처분 일에 미신적 터부를 가진 것을 깨뜨리기 위해서 동우는 지훈이라는 무당에게 굿을 부탁하려고 한다. 그러나 지훈이라는 이름의, 어린 아이처럼 보이는 무당은 동생이라는 남자에 의해서 철저하게 차단된 삶을 살고 있고, 동우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 동우는 그들 주위를 맴돌면서 뭔가 그들에게서 얻어낼 것이 없는지 염탐한다. 그리고 몇 가지 석연치 않은 정황들이 밝혀진다.

이 세상에서의 삶이 버거워 보이는 작고 연약한 존재.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존재. 그리고 집착과 애정의 경계를 오가며 사랑을 지키려는 존재. 이 세 사람이 그려가는 보라색 치정과 푸른색 사랑, 초록색 구원의 수채화 한 폭.

* 이 작품의 이전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프리퀄, "호시절"이 발간된 바 있습니다. (2019년 7월)

  

<목차>

[1권]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12.5만자 (종이책 추정치: 235쪽)

 

[2권]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11.5만자 (종이책 추정치: 221쪽)

 

[3권]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12.5만자 (종이책 추정치: 237쪽)

<미리 보기>

[1권 중]

정동우는 졸린 눈으로 울리는 전화기를 들었다. 우선 시간부터 확인한다. 새벽 2시... 원래 같으면 전화 한 통으론 좀처럼 깨지 못했을 시각이지만, 이 시간에도 여전히 후덥지근한 밤공기 덕분에 울리자마자 깼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 시간에 웬 미친놈이... 하품을 하며 발신자를 확인한다. 김명구, A시청 동물방역팀장. 더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

“어, 이 시간에 웬일...”

“정 사장! 큰일 났어.”

그럼 그렇지. 동우는 확 잠이 깨는 것을 느끼며 얼른 몸을 일으켰지만, 말투는 일부러 더 느긋하게.

“큰일은 무슨... 터졌나 봐? 뭔데.”

“닭. 자정쯤에 신고 들어왔고, 16만두짜리니까 꽤 큰데 그게 지금 다 넘어지고 있단다. 내가 진짜 환장하겠다...”

“매번 겨울만 조심하면 된다더니, 희한하네. 전염병인 거는 맞고?”

“맞는 거 같아. 지금 수의사들이랑 공무원들은 일차로 다 건너간 상태고, 질본에서도 다 내려왔대. 뭐 신종 전염병이라나 봐... 어휴, 이거 여름이라 더 난감해. 냄새가 냄새가...”

“어이쿠, 그거 듣기만 해도 난감하기 이를 데가 없네. 그런데 어쩌지. 우리도 지금은 팀이 없어. 특공대 애들 지금 다 흩어져 있어서 당장은 못 모으지.”

“왜? 장사 접었어?”

“무슨 그런 섭한 소리를. 겨울 한철장사니까 여름에는 다 공장 가 있고 다른 일 하고 그렇지. 나도 계속 소독이나 했으니까 걔들 데리고 있을 이유도 없고. 아~ 이거 곤란하게 됐네. 그러게 뭐 이렇게 갑작스럽게 연락을 줘?”

대화가 이쯤 흘러오니 김 팀장도 이게 기 싸움이란 것을 눈치챘지만, 역시나 아쉬운 쪽이 지는 법이라.

“정 사장, 돼 안 돼? 확실하게 말해. 우리 시간 없어. 안 되면 다른 업체에 바로 컨택해야 돼.”

“그러든가.”

공무원은 언제나 갑인 입장에 익숙하지만 이 일만은 예외다. 대답 없이 침묵만 흘렀다. 동우가 선수를 친다.

“어차피 이게 첫 컨택은 아닐 거고, 다른 데서 못한다니까 나한테까지 왔겠지?”

“...에이, 왜 그래. 그래도 정 사장만 한 베테랑이 어디 있다고. 우리가 정 사장 실력 다 아니까 이렇게 급할 때 부탁하는 거지...”

“어차피 지금은 딴 데도 팀이 없지. 그나마 돈 된다니까 겨울에나 특공대 꾸리고 버티는 거지 성수기 아닐 땐 다 어중이떠중이야. 지금 일 들어가면 말이 팀이지 내가 가르치는 것부터 마무리까지 다 해야 한다고. 아이고... 생각만 해도 암울하네.”

그렇게 엄살을 떨자, 잠시 속으로 계산을 해 보는 듯 하던 김 팀장이 이윽고 푹 한숨을 내쉬며 백기를 들었다.

“정 사장, 해줘.”

“나도 해주고야 싶지. 그런데 나도 사정이 여의치가 않으니까 그러지.”

“공무원들 이거 못 해... 다들 이거 하느니 죽는다고 야단이야. 작년에 이거 때문에 과로사는 그렇다 치고 자살자까지 나와서... 조용히 짐 싸서 나간 놈들은 머릿수로 안 쳐서 그렇지 그것까지 세면 수도 없어. 이제 억지로 시키지도 못해. 노조에서 들고 일어나서.”

“이해해, 이해해. 이게 보통 힘든 일이어야지. 그러니 따블은 받아야 나도 어떻게 인건비 빼고도 일하는 보람이 있지.”

“뭐, 따블...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어? 작년 겨울, 아니 그러니까 보자, 올 초네? 몇 달 만에 두 배로 올린다고? 정 사장, 장난치지 마. 우리 급하다고 이런 식으로 장난치면 나도 서운해.”

“누가 장난을 쳐. 급행 수당, 야간 수당, 거기다 더위 수당 하면 따블에 차고도 넘친다. 이렇게 찌니까 벌써부터 푹푹 상하고 썩어가고 있겠네. 냄새야 그렇다 쳐도 내일 오후만 돼도 다리 잡아서 당기면 뼈째로 쑥 빠질걸. 흐물흐물하게 썩어서.”

“...아, 알았어. 그런데 따블은 너무 갔다. 우리 예산 다 털어도 감당 못 해. 내가 백프로 진실되게 말하는 거야. 밀고 당기는 거 하지 말자, 우리 진짜 급해.”

“그거야 그쪽에서 알아서 해야지. 원래는 공무원들이랑 군인들 총동원해서 해야 하는 걸 우리한테 떠넘기는 거잖아. 그럼 당연히 돈 문제 정도는 알아서 해 주셔야지. 안 돼? 안 되면 딴 데 알아보시고. 끊는다.”

“잠깐만! 1.6으로 하자. 이거 밀당하는 거 아니야. 더이상은 진짜 안 돼, 아무리 쥐어짜도...”

“흠.”

“우리 사이에 진짜... 좀 해줘라, 정 사장! 어? 남자답게, 씨원하게!”

이쯤이면 됐겠지... 동우는 전화 저쪽에서 애가 타고 열이 받아서 반들반들한 대머리를 연신 문지르고 있을 김 팀장의 버릇을 떠올렸다. 빙긋 웃고는 비로소 답한다.

“오케이, 콜.”

***

“왜 이것밖에 안 돼.”

“사장님이 실어가라는 대로 싣고 온 건데요.”

현장에서 대기하던 동우가 '고려인력사무소'라고 쓰인 허름한 봉고에서 내리는 인력들을 보다 기사에게 따져 물었다. 기사는 언제나 그랬듯이 세상에서 가장 무성의하게 대답한다. 동우는 혀를 차며 인력들을 빠르게 훑어보다 제일 나중에 내린 한 명을 보고 어, 하고 다가갔다. 마치 한동안 떨어져 있던 동생이라도 만난 양 세상 친근하게 어깨를 두드리며.

“영철이 오랜만이네. 왜 이렇게 뜸했어, 형한테 술 사달라고 전화도 좀 하고 그러지. 잘 지냈지?”

“예 형님... 형님도 잘 지내셨죠.”

“그럼. 우리 이제 자주 보자, 알았지.”

친근한 태도에도 영철의 표정은 뭔가 어색하고도 어두웠지만, 그것에 아랑곳없이 동우는 손에 들고 있던 것을 자연스럽게 넘겨주며 말을 이었다.

“나는 잠깐 인력 사무소 갔다 올 테니까, 영철이 네가 애들한테 간단하게 일하는 법 좀 가르쳐주고 있어라. 어차피 다 초짜들이라서 자세하게 가르칠 것도 없고 기본만 알려줘. 알았지? 방역복, 마스크, 고글 나눠주고. 더워도 모자 벗으면 절대 안 되는 거 확실하게 말해주고. 바로 앞이니까 금방 올게.”

“네, 형님.”

겨울 동안 나름 몇 번 합을 맞춰서 일했던 영철이 있어 다행이었다. 영철이 주섬주섬 비품을 들어 올리는 것을 보며 재빨리 시동을 건다. 출발과 동시에, 오래 알고 지낸 용역 업체에 전화를 걸어 대뜸 소리부터 쳤다.

[어, 동우. 애들 도착 안 했어?]

“했지! 버얼써 했지. 그런데 형 진짜 이러기야? 왜 인원이 저거밖에 안 돼. 내가 있는 대로 싹싹 긁어 달라고 했잖아, 지금 고양이 손이라도 아쉽다고.”

“인마, 이 새벽에 그 이상 어떻게 해? 나도 네 일이라서 지금 이 흰 새벽에 오만 데다 다 연락 때려서 한다고 한 거...”

“조선족이고 필리핀이고 파키고 다 상관없다니까. 불법체류자 애들 싹 다 긁어줘.”

“그러니까 인원이 없는 걸 나보고 어떡하라는 거야...”

인력 업체 사장도 답답해서 맞고함을 지르는데 그때 쾅 하고 사무실 문이 열리며 동우가 들어온다. 하여튼 이 자식, 행동력 하나는 겁나게 빠르지... 그렇게 한숨을 내쉬며 쳐다보는 사장에게는 인사도 없이, 들어오자마자 안쪽에 앉아있는 각양각색의 국적 사람들을 쭉 둘러본다. 그리고는 이럴 줄 알았다고 투덜거린다.

“없긴 뭐가 없어, 여기 이렇게 많은데. 웨어 아 유 프롬?”

동우는 제일 먼저, 아마도 한국에 갓 왔을 법한 분위기로 귀퉁이에 어색하게 앉아있던 외국인에게 말을 걸었다. 개중 가장 젊고 힘이 좋아 보이는 남자였다. 그는 움찔하면서도 동우의 친근한 말투와 태도에 순순히 대답을 했다.

“필리핀...”

“굿! 아임 유어 프렌드. 마이 마더 앤 브라더 인 필리핀. 유 원트 머니?”

“예스.”

“오케이. 따라와. 우리 일당 XX만원. 오케이? XX만원. 많지? 유. 유. 유. 너도. 어, 너도 할래? 오케이. 너희들 오늘 운 좋다.”

일반 노가다의 정확히 1.5배의 일당을 부르면서 부족한 인원을 쭉쭉 채워간다. 그렇게 몇 명, 충분하다 싶은 시점에서 우르르 데리고 나가려는데 갑자기 제일 처음 찍었던 인부가 안 나오고 주춤거린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보니, 동우도 조금은 낯이 익은 다른 필리피노가 그를 끌어당기며 뭐라고 수군거리고 있었다. 그 말들이 다른 나라 말로도 금세 번진다. 금방이라도 따라나설 채비였던 인력들이 금방 얼굴색부터 바뀌었다. 동우는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뭐해? 서둘러, 시간 없다고!”

하자 겁먹은 표정으로도 고개를 젓는다. 서툰 한국어로 거절의 의사를 밝힌다. 그렇게 미안하다고 연신 말하는 자들과, 뒤에서 제가 뭐라도 되는 양 같은 나라 사람들에게 경고 조의 말을 전달하는 자들. 그런 분위기가 단숨에 사무실 전체로 퍼져버리는 광경을 동우는 잠시 사납게 노려보았다. 그러나 결코 오래는 아니었다. 금세 표정을 바꾼다. 붙임성 있게 어르는 말투 또한 함께.

“그러고 보니 그쪽은 구면이네? 우리 한 번인가, 같이 일했었지.”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동우는 내심 부글거렸지만, 겉으로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저번에도 내가 쏠쏠하게 챙겨줬을 텐데 이번에는 그때보다 더 많이 줘. 급하게 가는 거라서.”

“못 해요. 정 사장 일. 우리 친구들 다 못 합니다. 미안합니다.”

더 설득할 여지도 없다는 듯 서툰 한국어지만 단칼에 잘라 말한다. 동우 역시 더는 점잖게 대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새꺄, 하기 싫으면 너만 하지 마. 왜 다른 사람까지 돈 못 벌게 하고 있어? 돈 벌러 이역만리 먼 데까지 온 거 아니야? 싹 다 불법체류로 신고해버릴까 보다.”

“정동우. 너 지금 나 엿 먹이러 왔냐?”

그쯤에서 불안한 표정의 노동자들 앞으로 인력 업체 사장이 나섰다.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동우도 일단 한발 물러섰다.

“에이, 농담이지 형. 나도 답답하니까 그러는 거 아니야. 당장 작업 시작해야 한다고. 겨울이랑 또 달라, 이게 겁나게 빨리 썩는다고. 그럼 벌레 끓고 냄새나고, 썩은 부분 쑥쑥 빠지고, 당장 일이 몇 배는 더 짜증나게 된다니까.”

그 말을 들은 사장부터 한국말을 알아듣는 인력들까지 표정이 일제히 거북해지고 구겨진다. 동우는 얼른 덧붙였다.

“그러니까 지금 빨리 시작해서 그런 일 없게 하겠다는 거야. 지금 하면 전혀 안 그래, 괜찮아. 그러니까 형이 빨리...”

“야 인마, 다들 안 한다고 그래서 지금 보낸 것도 겨우겨우 내가 구슬려서 보냈다. 수수료도 내 몫은 안 받는 조건으로다가.”

“뭐야, 왜?”

“몰라서 물어 그걸?”

사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겁먹은 표정의 인력들을 가리켰다.

“지난겨울부터 지금까지 죽어 나간 사람이 벌써 다섯이야.”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이야? 막일하는 놈들 술 먹고 일 나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하다 사고 나서 죽은 것도 아니고, 그게 왜 이 일 때문이냐고. 왜 아무 상관도 없는 것끼리 갖다 붙여.”

“그거야 네 생각이고 얘들이 그렇게 생각을 안 한다니까?”

“하... 진짜.”

 

<참고 - 한뼘 BL 컬렉션 시리즈>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B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_K와 S_김시츄

_A와 O와 F_김시츄

_A와 E_김시츄

_죽음에게_김시츄

_[장편] 훈련사님, 부디 저를_김시츄

_[장편] 봄, 춘향_김시츄

_[장편] 봄, 사랑_김시츄

_[장편] 여름날_김시츄

_호시절_김시츄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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