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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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슈카, 기억나니, 넌 언제나 내가 적어준 하이쿠들을 보며 눈물짓곤 했지. 하지만 이젠 그 하이쿠들을 읽지 말아야 해. 절대로 울지도 마. 미련도 두지 마! 넌 그럴 수 있니, 그럴 수 있어? 아니, 아니야! 넌 그 모든 일들을 잊을 수 없어. 그럴 수 없어!” “아니, 난 할 수 있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내 부모를 죽인 원수를 아비로 알고 살아왔어. 그 모든 것을 알고도 모른척한 당신을 세상에서 가장 좋은 오라비로 알고 살아왔어. 그런 나야! 그런 내가 왜 못해? 용서하지 않을 거야! 다 죽일 거야! 다 태워 버릴 거야! 살아있는 걸 후회하도록 고통스럽게 만들어 줄 거야! 꼭, 그렇게 할 거야!” 얼음처럼 차갑고, 새파란 칼날처럼 날카로운 사랑―슈카(失香) “그래, 솔직히 말하지. 너 때문에 나는 천천히 미쳐가고 있다. 너를 사랑한다…… 그 많은 날들 난 언제나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것조차 허락받을 수 없는 사랑이었기에 그 많은 사랑의 하이쿠를 너에게 선물했어. 빛나게 사랑을 노래하는 하이쿠 시인들의 입을 빌려서라도 네게 말하고 싶었어. 너만을 사랑한다고…… 정말 죽도록 사랑한다고…….” 죽여도 죽지 않는 독하고 독한 사랑, 폭염 같고 광기어린 사랑―가츠라기 쇼우(葛城翔) 덴쇼 2년(1574) 오기마치 천황(正親町天皇) 치세의 일본 사카이(堺) 가츠라기家의 쇼우(翔) 그리고 잃어버린 향기 슈카(失香), 이시다家의 류타(龍太). 일본의 격동기인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시대를 관통하는 독하디 독한, 그래서 더 처연하게 아름다웠던 그들의 사랑 이야기. “용서 못해…… 오라버니를 용서하지 못할 거야!” “여기 있어, 내 단검! 오늘 하루 종일 갈아두었으니 날이 설대로 섰겠지. 이제 난, 너를 가질 거다! 죽어도 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그 단검을 내 심장에 찔러 넣어. 죽으면 다시 태어나겠지. 그럼, 그때에도 난 너를 사랑하지…… 이제 두 번 다시 너를 잃지는 않을 거다. ……너를 안고 함께 죽는다 해도…….” ‘분명, 빠져든 길은 알고 있건만…… 돌아 나오는 길을 알 수 없는 독한 사랑. 미궁(迷宮)’ 오늘 사랑에 중독된 나, 미궁 속에 갇혀버린 독하디 독한 이 사랑으로 내 사랑을 해독시킨다. 이혜경의 로맨스 장편 소설 『미궁』 제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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