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늪 2(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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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그룹의 후계자인 건욱.
자신의 위치를 위해 안정적인 쇼윈도 가정생활을 보여야 하는 그는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가게 된다.
가출인지, 사고인지도 모르게 갑자기 아내가 사라진 것이다.
“이 여자가 제가 찾는 사람이라서요.”
“저는 잘……. 아버지 오려면 아직 멀어서…….”
“추후 일은 변호사와 논의하시고, 제 아내부터 데려가겠습니다.”
예상치도 못한 섬에서 찾아낸 아내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상태였다.
자신의 위치, 과거의 일들뿐만 아니라, 둘만 아는 은밀한 일들도.
하지만, 기억은 잃은 그녀는 건욱을 다시금 그녀에게 빠지게 만든다.
지금껏 생각지도 못했던 싱그러움과 당돌함으로.
*
“가지 마.”
그녀는 숨을 멈춘 채로 머릿속까지 울리는 심장 소리를 들었다.
자신의 것인지, 혹은 그녀의 등에 맞닿은 그에게서 나오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중요한 것은 지금 그녀만큼 그도 기다린 순간이었다는 것이다.
그가 무엇을 하든, 모든 것은 그녀도 바라던 것이었다.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은 기다란 손의 감촉이 순식간에 그녀의 온몸을 삽시간에 달아오르게 했다.
그에게 들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본희는 작게 호흡만 내쉴 뿐이었다.
“같이 있고 싶어.”
흔한 그 말이 건욱을 통해 들으니 세상 어떤 말보다 자극적이게 들렸다.
탁한 신음과 함께 건욱이 그녀를 돌려세웠다. 아무런 대답이 없는 그녀가 그를 불안하게 했다.
다시 또 그를 거부할까 봐, 만약 오늘도 그렇다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그녀를 가지고 말겠다는 생각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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