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인디펜던트 웨딩 마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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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쌈이 싫다, 정말로.
단순히 보쌈이란 음식을 비하하는 게 아니다.
시어머니의 시어머니부터 며느리의 며느리까지 3대째 대대손손 이어지는, X켓 컬리, X팡, 편의점 간편 음식에도 상품을 출하하고,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손님이 줄줄이 이어지고, 현금 세다가 손가락이 부르트고, 종이 알레르기가 일어나는.
이 빌어 처먹을 보쌈 맛집, <맹가네 진미 보쌈>이 싫은 거지!
“나 독립할 거야!!”
독립의 조건은 두 가지였다. 배우자감을 데려올 것. 그 배우자감이 보쌈집을 물려받지 않아도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번듯한 사람일 것.
그리고 눈앞의 남자는 그런 인물임에 분명했다.
“야, 자기야.”
“왜, 자기야.”
"나랑 결혼하자."
‘전무님’이라 불리던 남자가 피식 웃음을 뱉었다. 그에게서는 묵직하고 매캐한 나무 냄새가 났다.
“너 나이 몇 개나 먹었어요?”
“우리 자기 양심에 금 갈까 봐, 스무 살 하고도 한 살이나 더 먹었잖아.”
“스물한 살이 양심 걱정도 다 해 주고… 슬슬 뒤질 때가 됐나 보네. 모레쯤엔 인생 하직해야겠어.”
“그럼 오늘 혼인신고 도장 찍고, 하루 동안 신혼 즐기다가, 내일모레 사별까지 3일 코스로 하면 딱이겠다. 자기는 어쩜 벌써부터 내 마음을 그렇게 잘 알아?”
툭― 동그란 머리통에 커다란 손이 얹혔다가 떨어졌다.
“‘대호’가 뭐 해 처먹고 사는 회산지 검색을 해 보든가 아니면 어머니한테 좀 물어보고 그래. 인터넷에서 이상한 것만 보지 말고, 응?”
그렇게 사라진 남자의 이름은, 차지훤. 조직폭력배를 기반으로 성장했다는 대호 건설의 전무이사였다.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 내가 독립, 아니 결혼이 하고 싶다는데. 제가 안 하고 배겨?
3대째 조폭 집안 삼대독자 X 3대째 보쌈 맛집 삼대독자,
두 삼대독자가 결혼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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