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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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 좆은 당신한테만 이리 섭니다. 다른 계집의 보지를 보기만해도 욕정이 달아나 씨물을 싸기도전에 죽어버리는데 이를 어쩐답니까.”

아이는 사납게 이를 드러낸 짐승처럼 낮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눈앞에 있는 아이보다는 다른 게 두려웠습니다. 그게 무엇이라고 하냐고 물으면, 나도 잘 모른다고 대답할수 밖에 없는... 나조차도 알수 없는 겁증이 내 턱을 덜덜 떨리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높으신 분이 어째서 저처럼 미천한 이와 어찌 혼례를 올리신다는 말을 올리십니까. 그리고... 나는 손수 당신을 기르고, 키웠습니다. 당신을 낳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친어미나 다름없다 생각하고... 당신을 내 아이라 생각하면서요.”

네, 저는 정말로 이 아이를 내 아이처럼 대했습니다. 그 초가에서는 이 아이는 필시 내 아이였습니다. 내 속으로 낳지는 않았어도, 내 아이라 생각하고 키웠습니다. 마치, 어미 새가 된 것처럼 속에 있는 것을 게워서라도 해주고자 했습니다. 이 아이는 그런 내 마음을 배신이라도 하는것일까요. 울컥, 내 가슴속에서 치밀어오르는 것은 울분일까요. 아니면 분노일까요. 그도 아니면 슬픔일까요. 그것들도 아니라면 어쩌면.... 어쩌면 내 저열한 안도감일까요.

“그런데 지아비라니... 내가 당신의 부인이라니요. 아니될 일입니다. 세,세상사람들이 손가락질 합니다.”

어디 세상사람들뿐일까요. 하늘께서도 노하실지도 모릅니다. 어디 하늘뿐일까요. 이 아이의 친부모는 날 어찌 생각할까요. 이 아이의 진짜 가족들은 날 어찌 생각할까요. 이 아이를 나에게 보내준 신께서는 날 어찌 생각하실까요.

“나를 가짜어미에게까지 발정하는 짐승새끼처럼 만든건 소화 당신입니다. 당신이 마땅히 책임을 지셔야하지 않겠습니까.”

왜, 이 아이는 나를... 나를, 내 손을 키운 아이를 욕정하는 추잡하고 더러운 계집으로 한순간에 추락하게 만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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