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나도 그대 (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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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이상〉 “이혼해요.” 이토록 쉽다니. 뱉어져 나온 목소리를 들으며 예인은 가벼운 충격을 받았다. 처음에는 은밀하게. 나중에 가서는 열렬히. 그와 가족이 될 수도 있다는 어리석은 기대를 했었다. 믿음이 배반당하고 기대가 짓밟히는 게. 언제나 예인의 삶이었던 걸 잊은 채. “다시 말해 봐. 잘못 들은 것 같으니까.” 분노는커녕 살얼음 같은 무표정만이 태헌의 얼굴을 뒤덮고 있었다. “당신 하고 싶은 대로 이용했으니 이제 난 놔줘요.” “날 사랑하잖아. 나 없이 어쩌려고?” 검다 못해 푸른빛이 도는 남자의 눈동자가, 확신 어린 어조가. 깊은 상실감을 불러왔다. “사랑했죠.” 이제는 아니어야 한다. 가족이 되어 줄 아이에게 절대로 예인이 겪은 모욕과 고통을 겪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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