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밖,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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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서 배우지 못한 사람은 과거를 되풀이한다. 음수사원(飮水思源), 물을 마실 때 그 근원을 생각한다는 말로,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또 그것이 있게 한 원천을 잊 지 말자는 뜻이다. 무릇 근원이 없는 것은 없다. 나를 포함한 인류, 곁에 있는 풍요로운 자연,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지구 등 모든 것에는 근원이 있으며, 아득 한 과거의 근원부터 현재까지의 자취를 역사라고 한다. 역사를 더듬어보는 일은 중요하다. 물론 학자가 아닌 이상 지나치게 넓 게 또는 자세히 알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와 우리의 조상이 살 아온 발자취를 알아보는 것은 동족으로서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를 바탕으로 현재를 알 수 있고, 미래는 어떻게 변해 갈지 예측할 수 있 기 때문이다. 한국의 효(孝)와 경로사상, 가족제도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눈물을 흘 렸다는 영국의 석학 아놀드 토인비(Arnold Joseph Toynbee, CH, 1889~1975)는 자 신의 저서 《역사의 연구》에서 ‘역사는 도전과 응전’이라고 했다. 또한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위대한 저술을 남긴 영국의 역사학자이 자 국제정치학자 에드워드 카(E. H. Carr)는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이며,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역설했다. 두 석학의 말에서, 역사란 ‘인류가 사회와 정치 그리고 문화와 환경 등 의 변화에 대해 반응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움직임’이라는 것 임을 알 수 있다. 역사 자체가 목적과 방향성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역 사의 주체인 인류는 목적과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에 문화는 발전하고, 인류는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인류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선택이 늘 옳지만은 않기에 역 사에는 얼룩진 부분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 또한 인류가 걸어온 길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역사의 진보를 믿는 것은 인간의 이성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이다.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추모 현장 등에도 새겨져 있는 스페인의 철학 자 조지 산타야나가 자신의 저서 《이성의 삶 속에서(In the Life of Reason)》에 서 언급한 “과거에서 배우지 못한 사람은 과거를 되풀이한다(Those who cannot remember the past are condemned to repeat it)”라는 말을 되새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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