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장경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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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경(劉長卿, 714?∼790)은 자(字)가 문방(文房)이며, 중국 성당(盛唐)과 중당(中唐)에 걸쳐 활약한 시인으로, 특히 대종(代宗) 대력(大曆) 시기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이 시기는 정치 사회적 격변기일 뿐만 아니라 중국 고전시에서도 전환점에 해당하는 시기다. 유장경은 대력 시기의 대표적 시인으로 성당과 중당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 청(淸) 교억(喬億)은 ≪대력시략(大曆詩略)≫에 “유장경의 시는 대력 시기의 선두주자다(文房詩爲大曆前茅)”라고 평가했고, 청 옹방강(翁方綱)은 ≪석주시화(石洲詩話)≫에서 “성당 뒤에서 중당의 초기, 이때의 뛰어난 이로는 전기(錢起)·유장경만 한 이가 없다(盛唐之後, 中唐之初, 一時雄俊, 無過錢·劉)”고 평가했다.
현존하는 유장경의 시는 약 500여 수다. ≪전당시(全唐詩)≫에 수록된 유장경의 시는 509수이며, 근인 양스밍(楊世明)의 ≪유장경집편년교주(劉長卿集編年校注)≫에 따르면, 사(詞)나 중출시(重出詩)를 제외하고 실제로 506수인데 그중에서 유장경의 시인지 의문이 드는 존의시(存疑詩)가 29수이며 유장경의 시임이 명확한 작품은 477수라고 한다. 이는 대력 시기를 중심으로 활동한 작가 중에서는 위응물(韋應物)과 함께 가장 많은 작품수다.
유장경의 시는 예전부터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고 중요시되었다. 송(宋) 장계(張戒)는 ≪세한당시화(歲寒堂詩話)≫에서 그를 “두보에 버금가는 이(子美之匹亞)”로 평가했고, 명(明) 호진형(胡震亨)은 ≪당음계첨(唐音癸簽)≫에서 “유장경이 가장 시인의 흥취를 터득했다(劉長卿最得騷人之興)”라고 평가했다. 또한 유장경은 ‘오언장성(五言長城)’으로 불릴 정도로 오언시(五言詩)에 능했다. 여기에는 200여 수에 달하는 오언율시(五言律詩)를 중심으로 오언배율, 오언절구, 오언고시 등도 모두 주목할 만하다. 그의 오언율시에 대한 중시는 역대의 시선집에 수록된 편수에서도 드러난다. 고병(高棅)의 ≪당시품휘(唐詩品彙)≫에 유장경의 오율을 ‘접무(接武)’, 즉 계승자로 평가하고 두보(杜甫)·이백(李白)·왕유(王維)·맹호연(孟浩然) 다음으로 많은 31수의 작품을 수록하고 있으며, 심덕잠(沈德潛)의 ≪당시별재(唐詩別裁)≫에도 역시 이들 다음으로 많은 20수의 오언율시를 수록하고 있다. 이는 중만당(中晩唐)의 시인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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