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젤과 그랬대

헨젤과 그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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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렴. 여긴 그레텔. 네 동생이란다.” 실핏줄이 보일 정도로 투명하고 하얀 피부와 석류보다도 붉은 입술.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채 잔뜩 겁에 질려 있던 여자아이는 어느 날 그렇게 그의 동생이 되어 한 집에 살게 되었다. 그러나 동생처럼 지켜 줄 거란 다짐은 언젠가부터 조금씩 흔들리게 되고. 하얗게 드러난 목덜미와 봉긋하게 솟은 가슴. 잘록한 허리와 치마 속에 감추어진 늘씬한 다리는 오빠가 아닌 사내로서의 본능과 욕망을 일깨우도록 부추기기 시작하는데. “동생이 아니라!” 크게 소리친 그가 거친 숨을 토해 냈다. 목구멍까지 끓어오른 감정이 심장 안에서 뜨겁게 소용돌이쳤다. 그녀의 목덜미를 감싼 그가 속눈썹이 길게 드리워진 긴 눈매와 동그란 이마로부터 이어지는 오뚝한 콧대, 그리고 살짝 벌어진 붉은 입술을 찬찬히 눈에 담았다. “…….” 홀린 듯 목덜미를 당긴 그가 그녀의 입술을 지그시 머금고는 깊게 빨아 당겼다. 빈말로라도 절대 가볍게 나누는 인사라 할 수 없는 행동이었고, 우연한 실수는 더더욱 아니었다. “여자로 보고 있었다고, 너를.” 입술을 떼어 낸 그가 꽉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사고가 정지된 인형처럼 그대로 얼어붙어 있었다. 견디기 힘든 죄책감이 그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다. “평생 나를 보지 않겠다고 하면 어쩌나 두려워하면서도 매일 밤 너를 안는 꿈을 꾸었어.” 그리고 작지만 단호한 음성으로 말했다. “네가 친오빠처럼 따르던 내가, 사실은 발정이 나서 날뛰던 개새끼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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