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라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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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부모님은 일락의 이름 한번 불러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셨다.
마음을 다해 그를 사랑해 주었던 할머니는 겨울밤 꽁꽁 언 채로 돌아가셨고,
느닷없이 나타난 삼촌은 괴물이었다.
열 살, 어린 나이에 냉혹한 세상을 배워가던 일락에게 구원이 되어준 것은
잘생긴 얼굴에 무뚝뚝한 표정을 한 아저씨였다.
그런 아저씨를 열여덟, 병원에서 다시 만났을 때는 아픈 줄도 모르고 웃었다.
“내가 그렇게 좋냐. 몇 번이나 봤다고.”
“많이 봤어요. 꿈에서요.”
나는 아저씨를 맨날맨날 봤어요.
단 한 순간도 잊어본 적 없어요.
쫓겨나기 싫어 먼저 뛰쳐나왔던 스물에는 아저씨가 너무 좋아서 너무 미웠다.
그날 그 순간 일락은 제가 금산을 어떻게 좋아하는지 전신으로 깨우쳐버렸다.
그리고 사랑을 깨닫자마자 무참히 버려진 아이처럼 목놓아 울었다.
“보육원으로 다시 보내줄까? 삼촌 찾아줘?”
“아저씨… 정말 나빠요.”
“너, 나랑 계속 살고 싶으면 이 골목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마라.”
금산을 올려다보는 일락의 얼굴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이렇게 보고 있으면 예쁘고, 생산적인 뭔갈 하지 않아도 거슬리거나 못마땅하지 않은 건
일락이 처음이었다.
이 바닥 누구도 정확한 정체를 모르지만 괴물 황금산이 싸고도는 유일한 대상.
바깥 사람들에게 일락은 금산의 숨겨둔 자식이기도 했고,
배다른 동생이기도 했고, 특별한 장난감이기도 했다.
무엇이든 금산이 아끼는 존재라는 건 분명했다.
“평생 먹고살게는 해줄게. 대신 5년만 내 걸로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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