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대미술 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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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19세기말에서 20세기 전반에 이르는 근대 시기의 우리 ‘미술비평사’가 체계적으로 정리된 책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바와 같다. 19세기말은 국가의 존폐가 흔들리던 시기였다는 점에서, 20세기 전반은 외세의 강점과 더불어 서구에서 유입된 문화로 인해 근대화가 시작되었다는 막연한 인식에서, 연구자들은 제대로 된 사실 여부의 검증과 조사 없이 근대 시기 미술비평을 ‘유아기’라거나 ‘원시시대’라고 치부해 왔다. 그리하여 중세와 현대를 잇는 우리 근대 시기의 미술비평사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단절된 역사로 남아 있었다. 저자 최열은 근대 시기 미술의 방대한 자료수집과 문헌해석으로부터 시작하여 당시 미술사학·미술비평의 역사와 이론체계를 세우는 일에 몰두해 왔고, 그 결과 지난 1998년 『한국근대미술의 역사』(열화당)를 내놓은 바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한국근대미술 비평사』는 『한국근대미술의 역사』와 짝을 이루는, 근대 시기 ‘미술비평’의 분야만을 심도있게 조명한 후속편이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 ’19세기 후반의 미술비평’ ’20세기 전반의 미술비평’ ’20세기 전반 주요 이론가들의 미술비평’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19세기 후반의 미술비평에서는, 화단의 비평사를 이끌어 나갔던 옥계사(玉溪社), 벽오사(碧梧社), 서원시사(西園詩社), 직하시사(稷下詩社) 등의 예술가 조직과 김정희(金正喜), 신위(申緯), 조희룡(趙熙龍), 나기(羅岐), 김석준(金奭準) 등으로 이어지는 19세기 미술비평가들의 미술사학과 사상을 살펴 그 흐름을 정리했고, 20세기로 넘어와서는 20세기 전반 서구미술이론의 유입과 함께 고유성과 이식성이 대립되는 과정, 조선미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비평가들이 펼친 ‘조선미술론’의 형성과 성장과정, 프롤레타리아 미술론 대 심미주의 미술론이 대립과 치열한 논쟁을 거듭하는 과정 등의 비평사 흐름을 시기별·특징별로 서술했다. 다음, 김복진(金復鎭), 김용준(金瑢俊), 윤희순(尹喜淳) 등 20세기 전반의 화단비평을 주도한 주요 인물들의 미술비평과 이론을 체계적이고 깊이있게 조명했는데, 창작과 화단활동의 중심에서 활약했던 근대미술비평가들의 삶과 현장까지를 89컷의 자료도판과 함께 보여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단지 박물관에 진열되어 있는 사상을 구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미술사상과 삶의 현장을 곁에서 보듯 생생하게 헤아릴 수 있도록 했다.
열화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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