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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Book
“꼭…… 사귀면 좋겠어요.” “그러죠.” “……네?” “연애하자는 말입니다.” 퇴근 후의 텅 빈 사무실. 좋아하던 후배의 빈자리에서 홀로 삭였던 마음을 토해내는데 대답이 들려왔다. 그런데 그 상대가 오 마이 갓! 팀장님! 거기다 사귀자고? 완벽한 일처리,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로봇같은 팀장. 무서워 눈도 못 마주쳤던 그 팀장과 사내 연애를 시작했다. 이거 괜찮은 거 맞지? 오해로 시작되고 우연히 겹쳐 필연이 된 사랑. “이나연의 30대 전부에 내가 있게 해 줘.” [본문 내용 중에서] 고요한 분위기가 온몸을 무겁게 눌렀다. 지한이 살짝 내리뜬 눈으로 느릿하게 고개를 숙였다. 입술이 닿을 듯 가까운 거리에서 그가 낮게 속삭였다. “그때, 차에서 못 한 거 지금 하고 싶은데.” 입김이 입술 위에 간지럽게 닿았다가 사라졌다. 나연은 홀린 것처럼 그를 바라보았다. 입김에 약이라도 탄 건가 싶을 만큼, 머릿속이 몽롱해졌다. “……저도요.” 생각과 동시에 입술 사이로 말이 흘러 나갔다. 뒤늦게 자신의 말에 놀란 나연이 움찔했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었다. 지한의 눈빛이 진득하게 온몸을 옭아맸다. 그가 나연의 턱 끝을 잡고서 느릿하게 고개를 숙였다. 동의를 구하듯, 후진은 없을 거라는 걸 경고하듯이. 나연은 다가오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짙은 눈매에 내리뜬 눈, 느른한 표정, 흐트러진 분위기에 심장이 멎었다. 마침내 입술이 닿았다. 흡, 하고 숨을 들이마신 나연의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지한의 혀가 나연의 입술을 가르고 들어왔다. 조심스러운 입맞춤은 조금씩 수위를 높여 갔다. 마침내 그의 혀가 나연의 입안을 모조리 점령했다. 그는 입안의 모든 곳을 맛보고 싶은 사람처럼 안을 샅샅이 훑었다. “흡.” 키스에 정신이 홀려 있던 나연은 자신의 등에 닿는 벽에 흠칫했다. 어느새 그의 힘에 떠밀려 거실 벽까지 온 모양이었다. 그녀의 목덜미를 감싸고 있던 손이 어느새 내려와 그녀의 가슴을 거머쥐었다. 나연은 뱉지 못할 신음을 삼킨 채 눈을 떴다. 새까만 그의 눈동자 중심에 자신이 서 있었다. 그는 열띤 눈동자로 낮은 숨을 흘리고 있었다. “팀장님, 아픈 거…….” “다 나았어.” “…….” “이젠 다른 곳이 아픈 거 같은데.” 나연은 그의 말과 동시에 아랫배에 닿는 묵직한 무언가를 느꼈다. 그녀가 마른침을 삼켰다. 고민하던 나연이 손을 뻗어 지한의 뺨을 감쌌다. 동의의 손짓에 지한의 눈빛이 흐트러졌다. 그가 마른 입술을 혀로 축였다. 그러고는 살짝 아랫입술을 깨무는 모습에, 나연은 눈앞이 아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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