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합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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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구자인혜의 《은합을 열다》는 ‘동서문학상’에서 금상을 수상한 바 있는 소설가 구자인혜의 첫 번째 소설집으로 인천문화재단의 창작 지원금을 받은 작품이다. 《은합을 열다》를 대표작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집은 동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때로는 한 집안의 가장이, 때로는 사회에 편입되기 위해 분투하는 한 여성이 주인공이다. ‘은합을 열다’는 천 년 동안 닫혀 있던 비밀의 사리함의 진위를 둘러싼 사건을 유물 발굴 건축가의 시선과 어렸을 때 해외로 입양되었다 부모를 찾아 온 한 젊은 여성의 시각과 교차된다. ‘표본 만드는 여자’는 첫사랑과 불의의 사고로 헤어지고 그 마음의 상처가 이끈 결혼생활의 파행을 겪어가는 여성을 다룬다. ‘클라리넷’에는 불임을 겪고 있는 여성과 그녀의 육체적인 문제를 넘어서 정신적인 문제까지 개입하게 되는 산부인과 의사가, ‘어머니의 정원’에서는 지나간 시대를 사는 어머니와 지금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아내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편이, 또 ‘숨비소리’에서는 유부남 남자친구와 떠난 해외여행에서 남자가 떠나간 후 혼자 남아 제주도 해녀인 어머니에게서 배운 숨비소리를 길거리에서 연주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여성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그러나 이 소설집의 작중 인물들은 현대인이 맞닥뜨리는 갖가지 형태의 불행에도 불구하고 그 삶이 공허로 끝나지 않는다. 잠깐 길을 돌아갈지언정 그들은 언제나 자신이 설 곳을 찾아낸다. 독자는 이 소설집을 읽으며 끊임없이 자신을 이야기 속에 대입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몰입의 끝에는 주인공이 발견하게 되는 진실한 삶의 모습을 자신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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