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해안 연대기

서부 해안 연대기

About this Book

첫 번째 이야기__기프트

‘잘못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소년

각기 특별한 능력을 가진 브랜터들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고지대의 한 영지 카스프로만트. 아버지 카녹의 뒤를 이어 카스프로 일족을 이끌어가야 하는 오렉은 혈통의 선물인 ‘되돌림’을 이어받아야 하지만 웬일이지 능력의 발현이 늦다. 그의 소꿉친구이자 로드만트의 브랜터 테르녹과 바레의 딸인 그라이는 열 살이 채 되지 않은 나이에 동물들과 소통하는 ‘부름’의 선물을 자유자재로 다룬다.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욕망과 칼룩(능력이 없이 태어나는 저지대 사람들)인 어머니의 입장에 대한 염려로 초조해하던 오렉에게 어느 날 예고 없이 선물이 찾아온다. 하지만 그것은 전설의 브랜터 카다드를 연상시킬 정도로 파괴적이며 통제 불가능한 힘이었다. ‘길들지 않은 재능’의 파괴적인 힘을 제한하기 위해 카녹은 오렉의 눈을 봉인할 것을 제안하고, 오렉은 앞을 볼 수 없는 자신의 운명과 능력의 올바른 쓰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두 번째 이야기__보이스

문자가 사라진 도시의 시인, 그리고 책의 목소리를 듣는 소녀

그로부터 10여 년 후 저지대의 안술. 자유롭고 아름다운 도시 안술은 사막에서 온 정복자 알드 지배하에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메메르 갈바는 알드의 침공 때 어머니가 군인들에게 강간을 당해 태어난 ‘농성의 자식’으로, 야위고 창백한 얼굴에 양털머리, 한눈에도 혼혈임을 알 수 있는 외모 때문에 마음고생을 할 때가 많다. 그런 그녀에게 안식처가 되어 주는 것이 바깥세상에선 금지된 문자들을 허공에 그려 숨겨진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 비밀의 방. 그곳에 들어서면 때때로 책들이 말을 걸어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책의 목소리를 듣는 것, 그것은 그녀만의 비밀스러운 재능이자, 어머니의 죽음으로 끊어졌던 갈바 혈통이, 집안의 어른이자 안술의 정신적 지주인 수장 어른의 피가 자신의 몸속에 흐르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소중한 연결고리다.

그러던 어느 날, 시장으로 나간 메메르는 갑자기 달려든 말 때문에 사고를 당할 뻔한다. 그때 사자와 함께 나타난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는데, 그녀는 바로 오렉과 함께 고원지대를 떠났던 그라이다. 첫눈에 마음이 통한 두 사람은 급속하게 친해지고, 그라이를 통해 메메르는 이제 서부 해안의 전설적인 시인이 된 오렉을 만나게 된다.

세 번째 이야기__파워

본 것 모두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기억하는 아이

아르카만드(아르카 집안)의 노예인 가비르는 미래를 기억하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그 사실은 그와 누나 살로만이 아는 비밀이다. 두 사람은 본래 습지대 출신으로 어린 시절 마을을 습격한 병사들에 의해 에트라로 끌려왔다. 하지만 부모나 고향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으며, 가문의 아버지인 알탄 세르페스코 아르카와 그의 아내를 부모처럼 존경한다. 노예이긴 하지만 가문의 아이들과 함께 교육을 받았고 누나 살로 또한 알탄의 맏아들 야벤과 함께 살아갈 것을 결심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이를 가질 수도 없고 집 안의 비단방에서 평생 야벤을 기다려야 하는 인생을 살게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가비르는 같은 노예 신분으로 알탄의 사생아인 호비가 사사건건 괴롭히는 일도, 둘째 아들 토름의 불같은 성격도 누나를 생각하며 의연하게 견뎌낸다.

그렇게 어린 시절이 흐르고 누나가 야벤의 아이를 임신할 무렵, 가비르가 보았던 미래의 전쟁이 실제로 일어난다. 야벤과 알탄이 전쟁터로 떠나고 토름이 집안을 돌보게 되자 그의 힘을 업은 호비의 괴롭힘이 심해진다. 그러던 중 살로가 토름과 호비의 잔인한 행동에 목숨을 잃는다. 충격으로 넋을 잃은 가비르는 누나를 묻고 정처 없이 걷다가 에트라를 벗어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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