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열병으로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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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한테 어떻게 빠졌는지 알면 깜짝 놀랄 거예요.” “어떻게 빠졌는데요?” “당신처럼 내 몸과 마음을 흔들어 놓은 여자는 처음이에요.” “우리, 정말 사귀는 사이 맞는 거죠?” “서로에게 미쳐 있는 사이라고 말해 봐요.” 아버지가 맡기는 사업채마다 승승장구하며 일으키는 부사장 가영. 하지만 번번이 가영이 사력을 다해 일군 것들은 다른 형제의 몫으로 넘어간다. 그런 가영의 보좌이자 참모를 맡고 있는 민혁. 가영과 민혁은 새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사랑이라는 감정에 눈을 뜨고 사랑을 시작한다. 가영은 그녀가 일꾼으로 머무르기만을 바라는 가족에게 민혁과의 관계를 이야기 할 수 없다. 가영의 행복은 무시한 채 그녀의 희생으로 자신들만의 욕심만을 채우려는 가족들…… 가영은 이제 막 시작된 자신의 행복을 찾아갈 수 있을까? [본문 내용 중에서] “하아, 하아, 아윽…….” 가영은 잘 익은 열매였다. 혀와 입에 닿는 살갗 어느 곳도 달지 않은 곳이 없었다. 비밀의 화원 같은 수풀에 가려진 속살마저도 수밀도처럼 넘치게 달기만 했다. 하룻밤이지만 민혁은 그녀가 남자를 갈증 나게 만드는 여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 갈증을 해소하게 해 주는 여자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그는 꽃잎처럼 부드러운 살갗 사이에 깊숙하게 숨어 있는 감각의 조각을 찾아냈다. 가만히 혀를 가져다댔을 뿐인데 팔꿈치로 무게를 지탱하고 있던 가영이 침대 위로 무너지며 격한 신음을 토했다. “하윽!” 민혁은 허기진 사람처럼 감각의 돌기를 입술 사이에 물고 핥아대기 시작했다. 자지러지는 소리를 지르며 가영이 한 손으로 그의 뒤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아흑, 아응, 아아, 아윽…….” 그녀의 엉덩이가 들썩거릴 때마다 민혁은 이슬처럼 고이는 축축한 물기를 혀로 핥았다. “아아아!” 납작한 배에 잔뜩 힘을 준 채 가영은 있는 힘껏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더는 민혁과 자신과의 사이에 부끄러움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처절할 정도로 실감했다. “민혁 씨! 민혁 씨!” 그는 절정에 오를 것처럼 헐떡거리는 가영의 돌기를 이로 자근거렸다. 가영이 마치 숨이 넘어갈 것처럼 사납게 바르작거리며 그의 머리채를 쥐어뜯었다. “아윽, 아윽, 아윽…….” 잔인할 정도로 완벽한 절정이 순식간에 가영을 찾아들었다. 민혁은 느낄 수 있었다. 경련을 일으키듯 온몸을 바르작거리던 그녀가 어느 순간 찢어질 것 같은 비명을 내지르며 무의식의 세계로 뛰어드는 것을. 더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헉헉대는 숨소리만을 내고 있는 것을. 천천히 몸을 일으킨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쥔 채 가쁜 숨을 헐떡거리는 가영을 꼭 끌어안았다. “하아, 하아…….” 그는 물감을 칠해 놓은 것처럼 발그레한 뺨에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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