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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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이상〉 “당신은 날 혼자만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부드럽게 피아노를 치듯이 그의 손가락이 무척 조심스러웠다. 허리를 타고 올라오는 짜릿함과 어깨에 닿는 촉촉한 입술에 새미는 눈을 질끈 감았다. “표현이 적을 뿐이지, 내 마음은 절대 적지 않아.” 감정이 요동치고 있었다.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들었을 때도, 그걸 들으며 감동이 차올랐을 때도 이렇게까지 감정이 격해진 적은 없었다. 울렁이는 마음만큼이나 머리끝까지 차오르는 그녀에 대한 사랑스러움을 자제하기 힘들었다. 선을 넘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다. 어차피 같은 거였다. 조금 더 표현을 한다고 바뀌는 건 없다. 유하는 그렇게 생각했다. “애초에 진지하지 않았으면 절대 고백 같은 것도 하지 않았을 거야.” 손끝에 닿는 살결이 따뜻했다. 그녀의 옷을 벗기며 유하는 그 따스한 온기를 간절히 어루만졌다. “유하, 너도 내가 좋아?” 어떻게 좋지 않을 수가 있을까. 대답을 듣기 전의 긴장한 얼굴은 여전히 예뻤다. “당신이 이런 눈으로 나를 보고 있는데, 어느 남자가 안 좋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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