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걸어간다
About this Book
오 년 만에 출간되는 창작집 『누가 걸어간다』에는 2003년 이효석문학상 수상작인 「찔레꽃 기념관」을 비롯하여 총 여섯 편의 중단편이 실려 있다. 표제작이기도 한 「누가 걸어간다」의 배경은, 갈대밭이 펼쳐져 있는 임진강변의 한 시골 마을이다. 이혼한 남자와 독신 여자. 남자는 위암 진단을 받은 후 회사에 병가를 내고 피신하듯 시골 마을로 들어왔고, 한때 강남 학원가의 유명한 강사였던 여자는 어느 날 아침 “둑이 터진 것처럼” 문득 눈물을 쏟고는 이곳으로 들어왔다. 이혼과 위암에 패배한 인생의 남자와, ‘첩의 딸’이라는 팔자에 패배한 인생의 여자. 남자와 여자는 동병상련의 처지로 서로 가까워지지만,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지는 못한다. 두 남녀의 상황을 보충해주는 또다른 남녀가 있으니 시골 미장원 아가씨와 탈영병이 그들이다. 그들은 갈대밭에서 사랑을 나누고, 함께 서울로 가서 살림을 차릴 것을 약속하지만 탈영병은 결국 마을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갈대밭에서 군인들의 추격을 받는다. 출구 없는 인생들. 「누가 걸어간다」는 출구가 봉쇄된 삶 속에서 자아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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