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공은 없다
About this Book
당구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고 하면 대부분 먼저 당구 교본에서 알려 주는 공 잘 치는 방법을 떠올릴 것이다. ‘뒤돌려치기(우라)’가 서면 두께 몇 분에 몇에 당점 어디, 그리고 큐 속도가 얼마나 되어야 하고, 큐가 어디서 출발해서 어디까지 나아가야 하는지 등등을 그림을 첨부해서 알려 주는 식. 그게 보통 당구 책을 펼치면서 기대하게 되는 지평이다. 왜 당구 책을 보겠는가? 당연히 당구를 잘 치고 싶어서 그런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기대지평을 배반한다. 아니, 배반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저 당구를 잘 치는 기술에 방점이 찍혀 있지는 않다. 기술적인 면을 넘어서, ‘정신적인 면’, ‘다이몬적인 부분’에 많은 양이 할애될 것이다. 사실 난 당구 교본을 쓸 정도의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 32점을 놓고 치기 때문에 당구 교본에 있는 건 거의 다 알지만 그것만으로 책을 쓸 정도는 아니다. 대신 내가 아는 당구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우리가 별 부담을 느끼지 않고 일상적으로 행하는 ‘당구 치는 행위’에 대한 ‘철학적 의미’를 전혀 ‘철학적이지 않은 어조’로 이야기하려 한다. 따라서 일상적으로 당구를 치듯이 부담 없이 보면 된다. 당구 치는 일만이 아니라 어떤 행동이든지 그걸 자세히 들여다보면 언제나 사람들, 그 사람들의 내면들, 그리고 사람들이 모인 사회들, 거기서 벌어지는 갖가지 사건들과 그와 관련된 의견들이 연쇄적으로 따라 나온다. 이 글은 그런 것들을 이야기한다. _ 들어가며 중에서
Source: View Book on Google 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