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옹주 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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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의 몸 위로 겹쳐 쓰러져 있는 걸 그제야 인식한 금랑이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서… 서방님, 다치진 않으셨는지요?”
“전 괜찮습니다. 옹주마마께서는요?”
“저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박 상궁 앞에선 어찌 말을 더듬지 않으십니까?”
“그… 그럼 그 때부터 계셨군요.”
“누구에게나 말을 더듬는 것이 아닙니까?”
“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앞에 서면 저도 모르게 기… 긴장이 되어서…….”
그럼 아직까지도 그가 익숙하지 않단 말이라, 시원은 그녀의 손을 덥석 잡더니 별당으로 향했다. 침방으로 들어간 시원이 관복을 벗기 시작하였고, 옷을 받아 걸던 금랑은 그가 잡아당기는 바람에 그대로 시원에게 안겨버렸다.
“그럼 앞으로 저와 익숙해지도록 노력해야겠군요.”
“네?”
“어떡하면 빨리 익숙해질까요? 이러면 될까요.”
시원이 그녀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더니 서서히 입술을 내리기 시작하였고, 금랑은 움찔 눈을 감았다. 하룻밤 사이 저돌적으로 변한 그의 태도에 금랑은 정신이 없었다. 시원의 말뜻이 첫날밤을 치르자는 것인지, 아님 그녀를 놀리는 것인지 알 길이 없었으나, 전자라면 그네를 뛰느라 땀에 젖은 오늘만은 피하고 싶었다.
‘여색이 그리우신 것인가? 그래서 나라도 안으시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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