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오 사전 2
About this Book
중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한사오궁
격동의 혁명기, 지도에 없는 작은 마을 ‘마차오’에서 만난 새로운 말, 새로운 세계
삶과 죽음, 길흉화복에 대한 놀랍고 독특한 해석으로 가득 찬 ‘사전’적 소설
“처음 마차오에 온 외지인의 귀에는 이렇게 의미가 뒤바뀐 단어가 자꾸만 귀에 거슬린다.”
산 설고 물 선 이곳, 마차오 마을의 사람들은 특유의 사투리를 사용한다. 표의문자인 중국어의 특성상 표준어와 사투리의 차이는, 같은 글자의 의미가 달라지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시내멀미(暈街)’라는 말은 마차오 사람들이 시내에만 나가면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식욕이 떨어지며 불면증에 시달리는 현상을 가리킨다. 언제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도 모르는 이 말 때문에 마차오 사람들은 도시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물론 버스나 텔레비전 같은 문명의 이기에도 까닭 없이 경계심을 품는다. 이곳의 말들은 때로 일상의 의미를 전복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술이나 잠에서) ‘깨다(醒)’라는 뜻으로 쓰이는 이 단어는 마차오 사람들에게 ‘어리석다’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작가는 정치가 혼란했던 전국 시대에 스스로 깨어 있다고 자부했던 시인 ‘굴원(屈原)'의 이야기를 통해 ‘깨다’가 ‘어리석다’란 뜻으로 뒤바뀌게 된 내력을 추리해 간다.
Source: View Book on Google 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