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노자 강의
About this Book
제왕학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한,
노자의 『도덕경』
◎ 도서 소개
‘하지 않음’으로 모든 것을 이끄는 ‘무위의 리더십’을 말하다!
『도덕경』 5천 자를 제왕학 관점에서 해석한 노자 강의
총 5천 자로 된 짧은 책 『도덕경』은 역사적으로 다양한 해석과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여전히 신비에 둘러싸여 있다. “모든 거짓과 인위적인 것에서 벗어나 자연과 합일을 이룬다”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가 사상을 담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이한우는 이 책 『이한우의 노자 강의』에서 『도덕경』으로 『도덕경』을 풀어내는 독법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그는 『도덕경』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제왕학을 주제로 삼았다고 강조하며, 제왕학 중에서도 군왕의 심술(心術)에 집중했다고 한다. 치술(治術)이 빈약한 제왕학 교과서라는 것이다. 『논어』 등 유학 사상과의 비교, 그리고 노자 사상의 영향을 받은 한비자, 여불위 등의 후대 저술 등을 살펴볼 때 『도덕경』의 핵심이 제왕학이라는 주장은 큰 설득력을 지닌다.
왕필(王弼) 해석을 기본으로 삼은 이 책은 크게 『도경(道經)』과 『덕경(德經)』으로 나뉘며 『사기(史記)』와 『한서(漢書)』를 주로 인용했고, 이한우의 역주(譯註)를 덧붙여 이해를 높였다. “임금이 무위(無爲)하면 신하는 유위(有爲)하게 되고 그렇게 될 경우라야 백성은 자연(自然)스럽게 교화된다”라는 노자 제왕학의 구조와 원리를 입체적으로 규명하며, 노자 사상에 대한 해석학적 지평을 넓힌다.
◎ 본문 중에서
『도덕경』은 면밀히 읽어보면 제왕의 치술(治術)보다는 제왕의 심술(心術)에 관한 책이다. 이렇게 되면 구체적인 정치는 신하 몫이 된다. 우리가 법가(法家)로만 알고 있는 한비자가 『도덕경』을 기꺼이 받아들인 까닭이다.
【들어가는 말 - 26쪽】
만물이란 곧 백성과 등치어라 할 수 있다. 결국 무위자연(無爲自然)이란 임금이 무위(無爲)하면 신하는 유위(有爲)하게 되고 그렇게 될 경우라야 백성은 자연(自然)스럽게 교화된다는 말이다.
【들어가는 말 - 28쪽】
시대마다 도는 다르지만, 근본은 같다. 즉 도의 쓰임[用]은 시대마다 다를 수 있지만, 그 체(体)는 하나라는 뜻이다. 결국 제14장은 만사(萬事)가 얼핏 보면 혼돈스럽고 뒤죽박죽인 듯하지만, 현신(賢臣)이라면 옛 도[古道]의 근본을 지키면서 때와 상황에 맞게 도를 쓸 수 있다는 내용이다.
【도경-제14장 - 192쪽】
후반부는 성인(聖人)의 마음가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성인은 일과 사물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29-3에서 말한 대로 억지로 잡아 쥐거나[執] 28-4에서 말한 것처럼 억지로 떼어내거나[割] 하지 않는다. 이런 마음가짐이기 때문에 성인은 지나친 것[甚], 사치스러운 것[奢], 교만한 것[泰=驕泰]을 제 몸에 붙지 않도록 떼어낸다[去].
【도경-제29장 - 395쪽】
천하에 시작함이 있으면 천하의 어머니가 될 수 있다. 이미 그 어머니를 얻음으로써 그 자식을 알고 이미 그 자식을 알아서 다시 그 어머니를 지키면 죽을 때까지 위태롭지 않다. 그 구멍을 막고 그 문을 닫으면 죽을 때까지 수고롭지 않다. 그 구멍을 열고 그 일을 늘리려 하면 죽을 때까지 구제받지 못한다. 아주 작은 것을 보는 것을 명(明)이라 하고 부드러움을 지키는 것을 강(强)이라고 한다. 그 빛을 써서 그 명(明)으로 다시 돌아오면 제 몸에 재앙을 남기지 않으니 이것이 바로 상(常)을 익히는 것이다.
【덕경-제52장 - 600쪽】
배와 수레가 있어도 멀리 이주할 일이 없으니 탈 일이 없다는 말이다. 임금 또한 도(道)를 본받아 체화한다면 대국이든 소국이든 전쟁을 하지 않으니 병기와 갑옷을 쓸 일이 없다. 이렇게 안팎으로 나라가 안정되면 백성은 소박한 삶을 중시하는 쪽으로 교화된다. 그것이 자연(自然)스러운 삶이다.
【덕경-제80장 – 842쪽】
◎ 출판사 서평
“임금이 무위(無爲)하면 신하는 유위(有爲)하게 되고
백성은 자연(自然)스럽게 교화된다!”
노자의 제왕학 교과서, 『도덕경』
“우주 만상의 비밀을 담은 고준담론” 혹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본연으로 돌아가자는 자연주의”라는 신비주의적 접근으로는 『도덕경』의 실체와 본질에 접근할 수 없다. 노자 사상은 천지를 우주로 보고 우주 창조나 우주 탐구를 논하는 학설과는 무관하다. 이 점은 유학도 마찬가지다. 두 사상은 모두 인간사, 특히 다스림을 주제로 삼았다. 공(公)과 사(私) 중에서 오직 공(公)을 정립하는 데 힘썼다. 물론 그 공(公)을 정립하는 방법은 서로 달랐다.
노자는 공자처럼 ‘부부자자(父父子子)’에서 ‘군군신신(君君臣臣)’으로 나아가는 ‘친친현현(親親賢賢)’을 유추해내지 않는다. 그 대신 ‘군군(君君)-신신(臣臣)-민민(民民)’의 구조를 가진다. 임금에게는 하지 말 것[無爲]을, 신하에게는 사사로움이 아니라 도에 따라 뭔가를 할 것[有爲]을 각각 요구한다. 그렇게 되면 백성은 저절로 혹은 스스로[自] 백성다워진다[民民]고 보았다. 『도덕경』이 제왕의 치술보다는 제왕의 심술에 집중한 이유는 자명하다. 무위를 강조한 것이다. 임금은 뭔가를 하는 자리가 아니라 뭔가를 하지 않는 자리이다. 이때 구체적인 정치인 통치술은 신하의 몫이 된다.
후학들도 노자 사상과 『도덕경』을 제왕학으로 받아들였다. 이는 여러 문헌에 드러난다. 특히, 사마천은 『사기』 열전을 쓸 때 「노자 한비 열전」으로 노자와 한비자를 한 데 묶었다. 무위자연을 내세우는 노자와 법치를 내세우는 한비자를 왜 같은 부류로 본 것일까? “한비의 학문은 황제와 노자 사상을 바탕으로 한다”는 언급이 있듯, 한비자는 노자에게서 제왕학의 근본원리를 발견하고 이를 계승하고자 했다. 『한비자』 「주도(主道)」편을 보면 신하의 법가와 임금의 무위자연이 연결되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치술이 약한 노자 사상을 한비자의 법가가 보완하는 방식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여불위도 『여씨춘추』 「불이(不二)」편에서 “노자는 부드러움[柔]을 중요하게 여기고 공자는 어짊[仁]을 중요하게 여기고 묵자는 몸을 다 갈아서라도 천하에 봉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라고 언급하며 통치의 핵심을 제시한 대표적인 제왕학자로서 노자를 바라봤다.
『도덕경』으로 『도덕경』을 풀다!
왕필본 『도덕경』과 『노자 도덕경 주』 기반의 입체적 해석
오래된 고전의 경우, 고전 그 자체보다 후대의 해석이 더 큰 권위를 갖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 예컨대 공자가 아닌 주희의 관점에 따라 『논어』가 재해석되어 전해지는 것이다. 그러면 고전이 추구했던 본질적 가치가 훼손되고 전혀 다른 내용의 책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주역』이 점성술책으로 오해받은 과정이 그렇다. 따라서 그 텍스트 그 자체에 집중하며, 해당 텍스트로 그 텍스트를 해석하는 과정이 긴요하다. 이른바 해석학적 순환(解釋學的 循環)이다.
이미 『논어』로 『논어』를 풀어내는 작업을 경험한 이한우는 『이한우의 노자 강의』에서도 ‘이노해노(以老解老)’를 시도했다. 가능한 한 『도덕경』이라는 텍스트로 『도덕경』이라는 텍스트를 풀어내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노자와 이한우의 해석학적 순환의 결과물임과 동시에 노자의 의미 지평과 이한우의 의미 지평의 만남’이 되도록 추구했다.
『이한우의 노자 강의』는 왕필본 『도덕경』을 기본으로 삼았고 동시에 왕필의 『노자 도덕경 주(老子道德經注)』를 활용했다. 장마다 문장을 왕필 주(王弼注)에 입각해 나눠서 풀이했다. 하지만 왕필 주를 무조건 따르지 않았다. 논쟁의 동반자로 왕필을 불러온 형식이다. 저자 나름대로 ‘번역 비평’과 ‘풀이’를 별도로 달고 ‘이노해노’라는 독특한 부분을 통해 입체적인 접근이 가능하도록 성찰의 여지를 열고 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들
▶ 이한우의 인물지 |이한우|21세기북스|2023년 7월 3일 출간
▶ 이한우의 설원(상, 하) | 이한우 | 21세기북스 | 2023년 1월 2일 출간
▶ 이한우의 주역(입문, 상경, 하경) | 이한우 | 21세기북스 | 2020년 9월 23일 출간
Source: View Book on Google 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