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고여 버린 겨울에 2

네가 고여 버린 겨울에 2

About this Book

열아홉. 할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야간 아르바이트하는 것을 그 애에게 들켰다.

가난과 결핍에 고립을 자처한 나와는 달리,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한지건에게.

“윤이서. 놀자, 나랑.”

“내가 왜?”

“우리 이제 좀 친해졌으니까.”

그날 이후, 한지건은 매일 밤 내 일터로 찾아왔고.

“내가 예언 하나 할까. 앞으로 너는 이 시간을 좋아하게 될 거야, 윤이서.”

그리고 곧 나는 예언처럼 그 애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아르바이트 자리, 내가 소개해 줄게.”

그 애는 갑작스러운 불행에 휘청거리는 내게 손을 내밀어 준, 유일한 구원이었으니까.

***

스물여덟. 나는 다시 마주한 한지건에게 단단히 벽을 세웠다.

이제 남은 것이라곤 원망과 증오뿐이었으니까.

“내가 누굴 만나는지 왜 참견하려고 해? 대체 네가 나한테 뭐라고.”

하지만 한지건은 단숨에 그 벽을 허물어 버렸다.

내가 내내 두려워하던 방법으로.

“너는 나한테 박히지 못해서 안달했고, 나는 기꺼이 응해 줬으니까. 이제 이 정도 사이는 되는 것 같은데.”

“무슨…….”

“섹스하는 사이.”

그의 몸은 좋고 마음은 싫으니, 내가 지금 돌려줄 답은 하나뿐이었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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