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비평 167호(2015년 봄호)

창작과비평 167호(2015년 봄호)

About this Book

이번호 특집에서는 우리 삶의 위기에 직접 연루되어 있으며 앞으로의 변화를 생각할 때도 빠뜨릴 수 없는 심급인 자본주의의 운명을 가늠해본다. 제목이 시사하듯 자본주의의 지평에 갇히지 않고 ‘이후’를 향해 상상을 풀어놓음으로써 이 작업이 더욱 엄밀해질 수 있다는 전제를 담고 있는바, 각각의 글은 그 자체로 의미심장한 논의를 품고 있거니와 더욱 너른 고민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대화’에서는 우리 사회 핵심 쟁점 중 하나인 복지 문제를 사회적 연대의 관점에서 살펴보면서 불균등 발전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복지를 확대할 구체적 방안을 논한다. ‘논단과 현장’에 실린 네편의 글은 각각 동아시아 자본주의, 관료개혁, ‘사회인문학’, 홍콩 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했다. 문학 분야에서는 11인의 시인과 4인의 소설가의 작품이 실린 창작란과, 지금 우리 문학의 고투와 가능성을 천착한 문학평론란, 그리고 9년 만에 신작시집을 출간한 김사인 시인을 다름 아닌 박민규 작가가 만난 작가조명 코너가 특히 흥미롭다. 이 계절의 주요 출간작품을 다루는 문학초점 좌담이 새로운 인선으로 활력을 더했으며, 화제도서에 대한 서평 및 문화평, 교육시평 등을 모은 촌평란을 읽는 유익함이 여전하다. 그밖에 제13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작과 심사평도 만날 수 있다.

[특집] ‘자본주의 이후’를 상상하기?????????????

이번호 특집에서는 우리 삶의 위기에 직접 연루되어 있으며 앞으로의 변화를 생각할 때도 빠뜨릴 수 없는 심급인 자본주의의 운명을 가늠해본다. 제목이 시사하듯 자본주의의 지평에 갇히지 않고 ‘이후’를 향해 상상을 풀어놓음으로써 이 작업이 더욱 엄밀해질 수 있다는 전제를 담고 있는바, 각각의 글은 그 자체로 의미심장한 논의를 품고 있거니와 더욱 너른 고민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특집1] 이남주 「자본주의 세계체제 속의 중국 ‘사회주의, 수사인가 가능성인가」는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향방에 가장 큰 변수로 이야기되는 중국의 변화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는 뜨거운 주제와 정면승부하면서 ‘근대 적응과 극복의 이중과제’ 수행이라는 틀로 현대 중국의 역사를 읽어낸다. 중국 정치사회세력의 재배치를 여러 경로로 예상하며 세계체제의 변동 가능성을 타진하는 이 글은 우리의 중국 논의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특집2] 백승욱 「자본주의 위기 이후, 무엇이 오는가」는 최근 대두되는 ‘위기’ 담론의 주요 쟁점을 비판적으로 논평하면서 위기와 이행을 적절히 사유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의 위기’를 ‘자본주의가 초래한 위기’와 구분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극복하려는 위기가 대체 무엇이며, 또 거기서 바꾸려 하는 역사·제도적 조건은 무엇이고, 그 결과 예상되는 구조적 효과가 무엇인지 분석하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날카롭게 다가온다.

[특집3] 이강국 「위기, 이행, 대안: 이매뉴얼 월러스틴과의 대담」은 경제학자 이강국이 세계적인 사회학자 이매뉴얼 월러스틴과 나눈 인터뷰, 그리고 이강국의 후기를 담은 글이다. 현 상황을 체제 내의 변화와 혁신으로 무마할 수 없는 구조적 위기로 일관되게 정의하는 월러스틴의 입장이 한층 선명하게 드러난다. 자본주의 이후에 관한 상상에서 새로운 형태의 보상이 가능하다는 대목이나, 세계체제의 현 국면과 한반도의 관계를 짚는 대목이 특히 눈길을 끈다.

대화 「사회적 연대를 위한 복지로」???????????-

학계와 시민사회, 정당 등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백영경(한국방송통신대 교수) 오건호(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장석준(전 노동당 부대표) 조성주(전 청년유니온 정책기획팀장)가 우리 사회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인 복지 문제를 논했다. 이들은 지금의 복지 담론을 사회적 연대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불균등 발전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복지를 확대할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다. 양극화, 열악한 노동환경, 남녀차별, 세대간 불평등 같은 사회적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해야만 연대에 기반한 복지의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다는 점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이 대화를 통해 복지란 물량적 지원 차원을 넘어서 새로운 사회적 관계와 삶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문제임을 절감할 수 있다.

논단과 현장??????????????????

이일영 「‘동아시아 자본주의’의 현재와 미래」는 1990년대 이후 형성된 동아시아 자본주의의 진로와 특징을 상세히 논하고 위계·집중 형태의 동아시아 네트워크를 혁신하여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한반도경제’의 비전을 제시한다. 한반도, 그리고 동아시아 경제구조를 슬기롭게 재편할 혁신과 전환은 어디서 어떻게 가능할지를 꼼꼼히 논한 글이다. 정대영 「관료개혁, 4대 방안으로 실현하자」는 창비 2014년 가을호에 게재된 이동걸 교수의 「대한민국 관료제의 대수술을 제안한다」에 이어 다시 한번 관료개혁의 엄중한 필요성을 강조한다. 강력한 이익집단이 되고 있는 한국 관료집단의 문제점과 그 원인을 해부하고, 행정고시 폐지를 비롯한 구체적 개혁방안을 제시한다. 김민환 「‘사회인문학하기’의 긴 여정」은 연세대 백영서 교수 등이 주창한 ‘사회인문학’을 제도권 안과 밖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를 모색한다. 인문학의 위기를 돌파하려는 움직임을 담은 네권의 책을 함께 읽으면서 자연스레 각자의 위치에서 우리 시대 인문학의 향방을 고민하게 한다. 「학습과 사유를 결여한 홍콩사회에서 ‘우산운동’을 사고한다」는 작년 홍콩의 민주화운동, 즉 ‘우산운동’에 깊이 관여한 홍콩 영남대 후이 보겅 교수가 본지에 기고한 글이다. 우산운동을 정권탈취를 꾀하는 역외정치라 폄하하는 국가주의적 시각에 맞서 이 운동이 홍콩 민중의 요구에 담긴 대안적 가치를 담았으며 양심과 상식의 혁명으로서의 움직임이었음을 역설한다.

문학평론 및 문학초점???????????????

이번호 문학평론은 ‘문학과 정치’를 둘러싼 논의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한기욱 「야만적인 나라의 황정은씨」는 ‘세월호 이후’의 감각으로 황정은의 주요 장편소설들을 자상하게 읽는다. 최근 평단과 독자의 환영을 받고 있는 황정은 소설의 독창성을 시대적 삶의 문제를 ‘제대로’ 생각하고 묻고 말하는 ‘현재성’의 예술에서 찾는다. “가장 아픈 주체들의 처지에서 우리 당대 삶의 중요한 문제들을 야무지게 생각하는” 황정은의 작품세계가 세월호 이후에도 빛을 발할 것을 흐뭇하게 전망한다. 이경진의 「‘아토포스’라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아방가르드」는 ‘문학과 정치’ 논의를 사실상 촉발한 진은영이 최근 내놓은 평론집 『문학의 아토포스』를 아방가르드 운동이라는 틀에서 살펴본다. 이를 통해 근대문학의 ‘종언’이라는 도전에 우리의 문학비평이 감당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를 다시 묻는다. 양경언의 글 「눈먼 자들의 귀 열기」는 세월호가 던진 난제를 감당하는 문학적 실천의 한 사례로 작가들을 중심으로 하는 ‘304낭독회’의 경험을 전한다. 사건의 고통을 삶의 리듬으로 체화하는 낭독회 현장의 생생한 실감을 느낄 수 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는 작가들의 각오 역시 감동적이다.

작가조명 및 문학초점???????????????

이번호 작가조명의 주인공은 9년 만의 신작시집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김사인 시인이다. 소설가 박민규가 개성적 문체로 픽션과 에쎄이가 결합된 독특한 인상기를 보내주었다. 올해부터 문학초점 좌담은 정홍수 평론가와 신용목 시인이 이끈다. 그 첫회 초대손님인 젊은 평론가 강지희와 함께 이 계절의 화제작 여섯권을 읽었다. 따로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여섯권 모두 ‘고통’을 주제로 한 점이 흥미롭다.

창작ㆍ촌평??????????????????

강성은 김경주김혜순도종환문인수신해욱안현미이기성이문재정재학하종오의 시와 소설가 김미월 김사과 이승우 정지돈의 장편과 단편이 이번호 창작란을 풍성하게 채운다. 인문, 사회과학, 자연과학, 문학 등 분야를 막론하고 이 계절에 출간된 도서 중 엄선하여 독자에게 소개하는 촌평 코너에서는 8권의 흥미로운 도서를 다룬다. 각각의 서평은 길지 않은 분량에도 밀도있는 논의를 담았다. 현직 교사가 고등학교 수업에서 느끼는 답답함을 진솔하게 풀어낸 교육시평과 「미생」 「카트」 「송곳」 등 근래 다양한 문화 장르가 우리 노동현실에 주목하고 있는 현상을 분석한 문화평도 수록했다.

이밖에 제13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작(시 김종연, 소설 신윤희, 희곡 고정민, 씨나리오 이현우, 평론 염동규)과 심사평도 만나볼 수 있다. (*)

Changbi Publishers

Similar Books:

eBookmela
Lo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