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가슴엔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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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어쩌면 한 번쯤은 아니 그보다 더 당신을 돌아봤을지도 모르겠어. 당신의 두 눈이 깊은 바다처럼 어둡다는 것을 그땐 보지 못했어도, 당신의 가슴이 한없이 넓다는 것을 그땐 느끼지 못했어도 어쩌면 난 당신을 바라봤을 거야. 그랬기에 내 이름을 부르던 당신의 모습이 낯설지 않았고 내게 손을 내밀어 주던 당신의 손을 잡으면서도 난 망설이지 않았던 거야. 그리고 어쩌면 한 번쯤은 아니 그보다 더 많이 우리 마주본 적이 있었을 거야. 내 눈동자가 당신에게 향하기 전에 당신이 등을 돌리고, 당신이 날 바라보기 전에 내가 등을 돌렸어도, 어쩌면 우리 한 번쯤은 서로를 마주 본 적이 있었을 거야. 그랬기에 우리 이렇게 말없이 앉아 있어도 늘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 그랬던 것처럼 서로의 호흡만으로도 어색하지 않은 거야. 미련스럽게 한 사람만 보았던 내 눈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한 사람만 담았던 내 가슴이 지금 내 앞에 있는 당신에게 손을 내밀려 해. 너무나 익숙한 듯이 당신을 부르려고 해. 당신이 내 앞에 서기 전까지 내 눈은 눈물을 고였고, 당신이 내 손을 잡아 주기 전까지 내 손은 눈물을 가렸지만 지금 나의 눈은 당신을 바라보고 있고 지금 나의 손은 당신에게 향해 있어. 그런 날 돌아봐 줄 것 같아서 그런 날 잡아 줄 것 같아서 난 당신 곁에 있고 싶어. 엄숙영의 로맨스 장편 소설 『그대 가슴엔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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