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류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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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기사 부를까.”
그의 말에 이설이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고즈넉한 차 안에서 윤우가 지그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직 안 불렀어?”
“응.”
“왜?”
“혹시나 해서.”
“무슨 혹시나.”
“집에 가기 싫다고 할까 봐.”
대답과 함께 윤우가 이설의 볼을 엄지로 살살 쓸어 만졌다.
조심스러운 접촉에도 심장은 여지없이 벌렁거렸다.
“싫다면.”
“같이 있을까 하고.”
“…나랑?”
되묻자 윤우가 그럼 누구겠어, 하며 픽 웃는다.
난감해진 이설이 서둘러 말을 뱉었다.
“저기, 미안한데 난 아직….”
“연애하자는 거 아니고.”
그새 엄지가 입술까지 내려왔다.
한층 더 조심스럽게 여린 살갗 위를 매만지며 윤우가 이설에게 말했다.
“복잡한 머리 식히라고.”
“…….”
“하루쯤, 생각 없이. 내가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으니까.”
떠올랐다.
3년 전 그날, 왜 태윤우를 순순히 받아들였는지.
그가 어떤 틈을 파고든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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