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사랑스러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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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안 보고 싶었어? 난 깜박이 아주 많이 보고 싶었는데.” “나만…… 내 마음만 그런 거 아니죠? 나…… 무서워요.” “나도…… 무서워. 나도 무서운데…… 죽을 만큼 무서운데…… 그래서 널 피했는데…… 너 안 보고 사니까 그게 더 무섭더라.” 가족 누구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 그건 자신이 저지른 잘못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지만, 가족이기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일에만 몰두한 채 모든 감정을 죽이며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천사 같은 꼬맹이 아가씨를 만나고 난 후 그는 웃게 되고, 화나게 되고, 또 슬퍼서 울게 되었다. 그렇게 그녀는 그를 다시 사람으로 살게 해주었다. 지독한 상처로 인해 자신을 숨기고 감정 없는 인형처럼 살아온 남자 박기조 너무나 사랑스러운 그녀 은수를 만난 후 새로운 세상을 살게 되었다! [본문 내용 중에서] “이제 됐죠?” 기조가 잽싸게 몸을 떼려는 은수의 허리를 잡아당겨 확 끌어안았다. 놀란 은수의 눈과 마주친 기조가 음험하게 웃었다. “실망. 순 18금 책만 읽었나 봐.” “그럼, 뭘요?” “내가 바라는 건 18세 이상 관람가야. 해줘, 어서.” “이제 보니까 순 떼쟁이였어.” “그래서? 속아서 억울해?” “아니, 그건 아니고요.” “그럼, 해줘. 빨리.” 은수는 주변을 살폈다. “동네 사람들이 다 본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빨리 해. 나도 가서 자야 하니까.” 그가 은수의 볼을 잡고 살며시 눈을 감았다. 부끄럽고 수줍은 마음에 어쩔 줄 몰라 하던 그녀는 그의 어깨에 손을 얹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선명하게 선이 그어진, 아랫입술이 두툼한, 너무나 섹시하고 잘생긴 입술이었다. 덮치고 싶을 만큼. 그녀는 두근대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갖다 댔다. 볼만큼이나 차가울 줄 알았던 입술은 예상외로 뜨거웠다. 그의 입술에서 강렬한 그의 마음을 느낀 순간, 심장이 터질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을 감고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쿡 눌렀다가 뗐다. 그가 눈을 떴다. 열정으로 빛나는 눈이 그녀를 집어삼킬 듯 바라보고 있었다. 언젠가 봤던 남자의 눈이다. 맞아, 준하가 가끔씩 이런 눈으로 날 쳐다보곤 했었어. 거북하기만 했던 준하와는 달리 기조의 눈은 한순간도 눈을 떼고 싶지 않을 만큼 좋았다. 이 세상에, 오직 한 여자만 쳐다보고 싶다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봐 준 것만으로도 환희가 물밀 듯이 밀려왔다. “됐죠?” “아니.” 그가 그녀의 목덜미를 잡아당겨 놀라 벌어진 입술 속으로 자신의 혀를 밀어 넣었다. 낯설고도 이상한 감촉에 처음에는 거부하려고 버둥거렸지만 점차로 유혹하듯 어루만지는 그의 감촉에 가슴 끝이 아릿해지더니 온몸이 불같이 타올랐다. 저항하려고 주먹 쥔 손이 점차로 그의 목덜미로 이동했다. 은수는 살며시 눈을 뜨고 키스에 열중해 있는 그의 짙은 속눈썹을 바라보다가 다시 눈을 감고 그의 목덜미에 팔을 휘감았다. 한참 후에, 두 사람은 떨면서 입술을 뗐다. “깜박아.” 잔뜩 쉰 그의 음성에 이상하게 온몸이 간질거렸다. “네?” 은수는 시선을 들어 기조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두 사람은 한동안 감동에 북받쳐 서로를 쳐다보기만 했다. “잘 자.” “네, 상님도요.” 기조는 은수의 붉어진 볼에 다시 한 번 입맞춤을 하고 차 안으로 들어갔다. 창문이 열리고 기조가 빙긋 웃었다. 행복하다는 뜻이었다. 덩달아 그녀도 행복해졌다. “이번에는 정말 간다.” “조심해서 가세요.” 그의 차가 사라질 때까지 서 있던 은수는 돌아서며 떨리는 손으로 예민해진 입술을 살짝 어루만졌다. 키스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었다. 마치 한 사람한테 완전히 사로잡힌 듯한, 좋아하는 사람과 하나가 되는 듯한 기분이 될 줄은 몰랐었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는 키스를 하는구나. 그렇다면 우리도…….” 처음으로 남자를 이성으로 만나는 거라 사랑이 어떤 건지 잘 파악이 안 되고 있었지만 돌아서면 아쉽고 보고 싶은 마음이 그런 거라면 그녀는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은수가?” 은수가 헤벌쭉 웃었다. “요거 요거 앙큼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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