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한글 디자인 9백여 종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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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홈페이지를 둘러본 사람들이 제가 디자인한 한글 이미지, 그리고 그 디자인을 반영해 만든 한글 폰트 1천 2백여 종을 감상하고 나서는 종종 이런 얘기들을 남깁니다. 전무후무한 고안들이 많다고, 처음 보는 참신한 디자인들이 많다고, 한글 디자인의 폭이 이렇게 넓은 줄을 몰랐다고, 인간의 외모와 성격처럼 다양하고 개성있는 디자인들이라고, 엘레강스한 것도, 촌스러운 것도, 세련된 것도, 빈티지한 스타일도 다 있다고, 우아한 것도, 정교한 것도, 세밀한 것도, 고상한 것도, 누추한 것도, 미숙한 것도, 조잡한 것도, 유치한 것도 다 있다고. 두루 맞는 말씀들입니다. 제가 디자인한 한글 폰트들은 인간의 용모, 성격이나 착용한 패션만큼이나 종류가 많고 각양각색이어서 표현하고 싶은 정서와 분위기에 맞게 적절하게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습니다. 한글 디자인에 착수한 초창기부터 기존의 디자인 룰이나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나다운, 나만의, 남다른 길을 가자는 마음 다짐을 하고 시작한 일이라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가 디자인하고 제작한 한글 폰트들을 살펴보면 네모꼴을 탈피한 디자인이 유난히 많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디자인이 이외로 많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제가 디자인한 한글 작품의 바탕에는 나름대로의 디자인 안목과 철학이 따로 깔려 있었습니다. 한글 폰트에 획기적인 디자인이 많지 않고 엇비슷한 디자인이 많은 것은 네모틀을 고수하느라 네모꼴에 얽매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틀안에 가로 세로 획을 모두 가두어 넣으려고 하다 보니 폰트의 개성을 살릴 여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네모틀(네모꼴)을 타파하지 않으면 한글 디자인의 미래는 없다고, 한글 디자인의 다양성이 충족되려면 네모틀(네모꼴)을 탈피해야 한다고... 자기 나름의 철학을 지니고 유니크한 디자인을 고수하며 폰트 제작에 임하다보니 부작용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네모꼴과 같은 기존의 디자인 룰에 구애 받지 않고 개성을 한껏 살리며 한글 폰트를 고안하고 제작하다 보니 겹받침 ‘ㄳ’, ‘ㄵ’, ‘ㄺ’, ‘ㄻ’, ‘ㄼ’, ‘ㄾ’, ‘ㅄ’ 등을 거두어 넣을 공간이 모자라 얼핏 보기엔 언밸런스인 듯 보이는 결과물이 나오군 하는게 그 중의 한가지였습다. 그러나 그 것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걸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인식하게 되었고 곧바로 해결 대책을 강구해 낼 수가 있었습니다. 겹받침이 들어간 한글 낱말은 현실적으로 사용빈도가 그리 높지 않은 편이고, 그리고 설령 겹받침 낱말과 불가피하게 해후했다 하여도 얼마든지 뜻이 같은 고상한 한자어나 멋스런 외래어로 교체가 가능하여 디자인 적용에는 전혀 불편이 없는 실정이라는 걸 본인의 그래픽 디자인, 텍스트 디자인 등 다양한 디자인 실전 과정 중에서 그 해법을 쉽게 터득하게 되었고 순차 적용하게 되었습니다. 고정관념의 속박을 털어 버리고 홀가분한 마음가짐으로 한글 폰트 디자인에 임하다 보니 어느덧 제작한 폰트 완성품이 9백 세트를 훨씬 넘겨 디자이너 본인조차 한글 폰트의 이름과 이미지를 쉽게 매칭시킬 수 없는 정도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새로 지은 폰트명이 기존의 폰트명과 중복되는 현상까지 발생하여 하는 수 없이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대안이 신규 제작 폰트명 앞에 제작 연도를 숫자로 추가하는 명명 방법을 채택하기에 이릅니다. 그런 이유로 제가 만든 한글 폰트들을 보시면 폰트명 앞에 제작 연도가 붙어 있는 경우를 종종 보시게 됩니다. 길을 가다가도 새로운 디자인 고안이 떠오르면 귀가하는 데로 바로 제작 작업에 임할 정도로 한글 폰트 디자인에 십 수년간 몰입하다보니 천태만상의 한글 디자인 작품이 탄생한 것도 자연스러운 결과였고 개중에는 전혀 본적이 없는 참신한 한글 디자인들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수고를 마다하고 고안해낸 디자인들이고 제작해 낸 한글 폰트들이라 각종 디자인에 적용하여 뷰티풀 시각화의 실효를 보았을 때는 정말 뿌듯하고 멋있었습니다! 홈페이지 제작, 웹사이트 구축, 다국어 글쓰기, 동영상 제작 등 작업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만, 웹디자인과 북 타이틀 디자인, 동영상 자막 디자인 등에 직접 만든 한글 폰트들을 자유자재로 원없이 사용할 수 있어서 참으로 좋았습니다. 이렇게 풍성한 수확물 앞에서 초창기 한글 폰트를 제작하게 된 계기와 어려운 과정들을 뒤돌아 보면 감개무량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미 출간한 졸저 "일본어 늘리는 지름길 한일 공용 한자어 8만개"와 "중국어 고수되는 지름길 한중 공용 한자어 6만개"에서도 언급했듯이 대학시절부터 어학에 어느 정도 남다른 조예가 있는 점이 부각되어 일찌감치 중국어 번역 일감을 받기 시작하여 나중에는 삼삼성그룹 중국 본사 사옥 신축공사 입찰서류 번역, 롯데그룹 중국 롯데월드 신축공사 입찰서류 번역, 포스코 그룹 세계 5백대 그룹 랭킹 20위 중국 업체와의 비즈니스 미팅 통역, SK그룹 중국 대기업과의 비즈니스 미팅 통역, 현대그룹 자동차 홍보 동영상 내레이션 번역 등 굵직한 통번역 일감들을 맡아서 진행할 정도로 한중/중한 통번역 실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만 그 실력의 바탕에는 분야별 한중/중한 전문용어 사전을 편찬할 정도의 각고한 노력이 깔려 있었습니다. 분야별 한중/중한 전문용어 사전을 편찬한 사연은 조선일보 등 한국 신문에 뉴스기사로 나간 적도 있습니다. 분야별 한중/중한 전문용어 사전을 편저하면서 가장 크게 애를 먹었던 점은 전문 분야의 특수기호나 특수 문자를 입력하려고 할 때 기존의 폰트로는 지원이 되지 않아 궁여지책으로 해당 기호와 문자들을 이미지 파일로 처리하여 땜질하듯이 보궐 작업을 일일이 진행해야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렇게 원고를 탈고해 놓고 텍스트 편집 디자인을 조정하며 폰트 사이즈를 늘리거나 줄이면 유독 이미지 처리한 특수기호와 문자들만 사이즈 변동 없이 원래 모습 그대로 남아 있어서 언밸런스한 외관이 눈에 거슬렸고 서로 다른 프로그램 사이에서 텍스트 원고를 복사해서 붙여넣기 작업을 할 때에도 유독 이미지 처리한 특수기호와 문자들만 빠져서 공백 상태가 되어버려 여간 애를 태우는게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특수기호, 특수문자의 벡터 윤곽 데이터와 코드 데이터에 대해서 연구하던 중 우연히 폰트 제작 기법을 접하게 되어 영문으로 된 폰트 제작 소프트웨어와 밤낮으로 씨름하며 해당 기능을 일일이 테스트하고 확인하는 방식으로 수백번의 시행착오를 반복한 끝에 사용법을 끝내 마스터하여 폰트 제작 기법을 터득하게 됩니다. 그렇게 터득한 폰트 제작 기법으로 전문용어 사전 편저에 필요한 특수 기호와 특수 문자 입출력 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었고 몸에 익힌 폰트 제작 기법은 훗날 펴내게 되는 많은 저서들에도 불가결의 기여를 하게 됩니다. 그 실례로 일전에 한국에서 출간한 한중일 공통 사용 한자어 관련 다섯권의 시리즈 도서를 편저하면서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영어 등 4개국어의 문자(국제발음기호 등 특수문자까지 포함)를 동시에 완벽하게 지원하는 폰트가 필요했으나 기존에 출시된 폰트들로는 그 역할을 온전하게 구현할수가 없어서 폰트 디자이너이기도 한 저자 본인이 직접 해당 4개국어의 문자를 네이티브 스타일로 완벽하게 지원하는 폰트를 신규 구축하여 저서 편저에 적용한 적이 있습니다. 상기대로 폰트 제작 기법을 습득하여 전문용어 사전과 기타 저서 편저에 필요한 결여 문자 보궐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 평소 다국어 홈페이지를 제작하며 웹디자인에 필요한 한글 텍스트를 다양한 스타일로 재현하고 싶었으나 저작권 문제로 사용이 가능한 멋있는 폰트 종류가 극히 드물었다는 생각이 문뜩 떠올라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한글 폰트를 직접 제작하여 저작권 제한 받지 않고 원없이 자유자재로 써보자는 일념에 한글 디자인 작업과 한글 폰트 제작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소원대로 한글 폰트 제작 작업에 착수하게 되었습니다만 정작 첫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초성, 중성, 종성으로 이루어진 한글 자소를 디자인해 놓고 한글 낱자를 만들기 위한 자소 조합 작업에 임해 보니 디자인이 완성된 초성, 중성, 종성으로 한글 폰트 한벌에 필요한 낱자 11,172개를 깔끔하게 조립하는 데만 하루 몰입 작업 여덟 시간으로 계산해서 꼬박 2개월 이상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느린 속도로는 어느 세월에 내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스타일의 한글 폰트들을 완성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생겼고 어떻게 하면 한글 자소 조합의 기간을 최소한 단축시킬 수 있을까 궁리하던 끝에 폰트 제작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메일로 연락하여 애로 사항을 토로했고 해결책이 없을까 논의하던 중 한글과 관해서는 문외한인 자신이 줄 수 있는 뾰족한 제안은 별로 없으나 소프트웨어의 기존 기능들을 최대한 활용해 보면 어떨까하는 개발자의 건의에서 힌트를 얻어 소프트웨어의 기존 기능들을 최대한으로 숙지한 후 대학시절 수학과 컴퓨터 전공에서 배운 지식들을 총동원하여 수일간 코딩 작업을 진행한 결과 한글 자소 조합 알고리듬을 짜내는데 극적으로 성공합니다. 알고리듬이 완성되고 첫번째 테스트로 완벽한 한글 자소 조합 결과물이 나왔을 때는 이미 희미하게 동이 트는 새벽 시간이었습니다만 그 때 그 순간의 극적인 감동과 희열은 어떤 낱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고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글 자소 조합 알고리듬을 만든 후로는 디자인이 완료된 초성, 중성, 종성으로 한글 폰트 한벌에 필요한 낱자 11,172개를 조합하는 데 드는 시간이 초창기의 수개월에서 빠르면 몇분, 느려도 십여분 이내로 획기적으로 단축되었습니다. 자소 조합 알고리듬의 완성으로 한글 디자인 폰트 제작 효율이 날개 돋친듯 향상되어 개성 만점인 각양각색의 한글 폰트 2백여 세트를 만들어 냈을 즈음에는 연합뉴스와 한국일보 등 한국 신문에 해당 사연이 뉴스 기사로 나가 국내외 반향이 컸습니다. 자체 개발 자소 조합 알고리듬에 힘입어 한글 폰트 3백여 세트를 만들어 냈을 즈음에는 중국 중부 지역의 "웨스턴 차이나 데일리", 중국 동부 지역의 "즈버 이브닝 뉴스", 중국 서부 지역의 "시닝 이브닝 뉴스", 중국 남부 지역의 "위린 이브닝 뉴스", 중국 북부 지역의 "바오터우 이브닝 뉴스" 등 중국 전역 30여 개 지역의 조간 신문과 석간 신문에 특집 기사로 뉴스가 나가 중국 전역에서도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직접 만든 한글 디자인 폰트의 양도 많이 누적되어 어언간 천 종류를 넘보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자체 제작 한글 폰트 9백여 종(디자이너 본인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만 9백 5십여 종, 전체 작품을 집계하면 합계 천 2백여 종)을 출품한 후 가장 큰 보람이라면 홈페이지 제작, 웹사이트 구축, 다국어 글쓰기, 동영상 제작 등 작업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만, 웹디자인과 북 타이틀 디자인, 동영상 자막 디자인 등에 직접 만든 한글 폰트들을 자유자재로 원없이 사용할 수 있어서 참으로 좋았습니다. 한글 디자인 폰트 작품 이미지의 분량이 많은 점을 감안하여 본 작품집을 상하 두 권으로 나누어 출간함을 아룁니다. 여담이긴 합니다만 전문 용어 사전 편찬의 수요로 터득한 폰트 제작 기법은 훗날 직접 고안한 한글 디자인을 벡터 윤곽 데이터(폰트)로 영구 보존하여 무한 반복으로 활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뿐 아니라 "중한 동물명 사전" (수록 동물명 7만여), "중한 식물명 사전" (수록 식물명 4만여) 등 중한/한중 전문용어 사전 편찬 시 기존의 폰트로는 지원이 되지 않아 입출력이 불가능했던 전문용어 전용 한자까지 "기존 폰트의 문자 부품 추출 조합 방식"으로 직접 제작하여 보궐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해줘서 사전 편찬 출간에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 한자 폰트의 문자 부품 추출 조합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여 결여 한자 보궐 작업의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한자 수만개의 구성 부품 해체 데이터를 망라한 "한자 구성 부품 사전"까지 직접 만들어 전문용어 사전과 중국어(한문) 도서 편저 시 결여 한자 보궐 작업에 편리한 여건을 자체 구축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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