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숙만필
About this Book
'만필(漫筆)'은 붓가는 대로 쓴 글이다. 제목에다 떡하니 '만필'이란 단어를 집어넣고, "유쾌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세상의 심각한 일들이 이해될 리 없다"는 처칠의 경구까지 적어놓은 것을 보면, 저자는 꽤나 발랄한 사람인 듯싶다(처칠은 그녀가 매력없다고 생각해온 사람이라고 한다!). 역시, 실려 있는 글에서 '그늘' 따위는 전혀 찾을 수 없다. 가령 다음과 같은 일화들. 유유자적. 개미들과 전쟁을 하는 방, 개미에게 물리다 지쳐 일주일에 2백 마리 이상 '학살'을 하다가 그녀는 생각한다.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개미와 휴전을 하고 싶다고. 서로의 영역만 침범하지 않는다면 설사 '개미 제국'이 이뤄진다고 해도 나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또한 재기만발. 미녀의 속옷이 모두 수더분하다는 자신의 경험과 "보기 흉한(수더분한) 속옷은 보이지 않으려고 얼른 벗게 한다"는 상반된 진술 사이에서 얻은 "세상엔 60억의 사람이 있고 60억의 팬티관이 있다"는 깨달음. 그리고 수첩이란 1) 사물로서의 2) 삶의 거울로서의 3) 글쓰기의 한 형식으로서의 도구라는, 자잘한 일상 속에 숨어있는 삶의 진실들. 즐거움을 아는 그녀의 글은, 읽는 우리들에게까지 흐뭇한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한다.
Source: View Book on Google 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