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 만든 배
About this Book
“러브크래프트 서클”은 H. P. 러브크래프트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공유하는 일군의 작가와 그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려는 시도입니다. 「돌로 만든 배」는 ‘해양 크리처’를 주제로 그동안 소개해온 호지슨 작품들의 특징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화자로 내세운 견습 선원(또는 하급선원), 망망대해에서 맞닥뜨린 불가사의한 난파선 또는 표류선, 바다의 괴생명체, 인간이라는 존재를 압도하는 거대한 미지의 공포 그리고 바다로 무대를 옮긴 음산한 고딕 분위기까지. 오래 전에 범선 ‘앨프레드 제솝’ 호의 선원이었던 화자가 당시 항해 중에 경험했던 괴이한 일을 들려줍니다. 공포와 미스터리는 대서양 한복판에서 들려오는 기묘한 물소리부터 시작됩니다. 모든 것이 소리로부터 시작되는 호지슨의 전형적인 패턴인데요. 대서양 한복판에서 끝없이 시냇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온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선장은 지원자들을 뽑아 구명보트로 그 소리를 향해 갑니다. 그 익숙하고도 기괴한 소리의 진상을 밝히기 위함인데요. 시행착오 끝에 마침내 그들이 마주한 것은 돌로 만든 배. 진상은커녕 더 깊은 미궁 속으로 빠져듭니다. 다른 작품들과 달리 호지슨은 이 미지의 신비와 공포를 어떡해서든 설명하고 입증하려고 하는데요. 어딘지 그래야한다는 강박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독자들이 호지슨의 설명을 받아들인다면 만족하겠지만 아니라면 실망이나 또 다른 미망에 빠질 것 같습니다 . 아마도 호지슨 당대의 특징 중 하나 요컨대 초자연 현상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려는 풍조의 한 단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Source: View Book on Google Books